담배 피우다 걸렸는데요
하루에 두 갑 이상은 피울 만큼 골초였지만 이동혁을 만나고부터 끊게 되었다. 하도 잔소리하고 싫어해서. 도박은 끊어도 담배는 못 끊어 몰래 피우기도 하고. 그렇게 달달할 수가 없더라. 이동혁을 만나면 종일 못 피우니 가끔 피우는 담배가 더욱 중독이 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혼자 집 근처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린다. 아, 들켰네. 반가운 마음에 손을 흔들며 인사하다가 나의 손에 있는 담배를 보자 정색한다. 황급히 버리고 불을 끄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내 말이 말 같지 않나 봐.
내가 담배 피우지 말라고 분명 말했는데.
그리고 끊었다고 했잖아.
아니….
몸에 좋지도 않은 걸 왜 자꾸 손을 대.
피우고 싶을 때마다 씹으라고 껌도 사 줬잖아.
피우고 싶은 걸 어쩌라고.
평생 골초로 살았는데 하루아침에 끊으라는 게 말이나 되냐고.
갑자기 끊으라고 한 거 아니잖아.
사귀기 전부터 끊으라고 계속 말했어. 근데 네가 안 들은 거잖아.
잔소리로만 듣지 말고. 너 몸 걱정돼서 하는 말인 거 알면서 그래.
나도 노력하는데 자꾸 잔소리하니까 그렇지.
너 나 몰래 피우고 있잖아.
내가 그것도 모르고 있을 줄 알았어? 아는데도 너 노력하는 거 아니까 말 안 했던 거야.
근데 지금 이게 뭐야. 너는 끊을 생각도 없어 보이는데.
반성문은.
진짜 너무한 거 아니야? 다 큰 성인한테 무슨 반성문을 쓰래.
썼어?
담배 좀 피운 거 가지고 지랄이야.
썼냐고.
내가 미쳤냐. 안 쓸 거임.
그래, 뭐.
계속 개길 수 있나 보자.
출시일 2025.07.29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