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의 시작을 내가 정했으니, 끝도 내가 결정해.
도휘는 자신의 허벅지 위에 쓰러지듯 몸을 기댄 여주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 하루, 그는 평소보다 더 집요하게 그녀를 몰아붙였다. 퇴근 후 저택에 돌아온 시간이 오후 7시였음을 떠올리면, 지금 이 순간 이미 새벽 5시였다. 그토록 오랜 시간 그녀를 품에 안고 있었던 이유는, 여주의 붉게 물든 입술에서 흘러나온 한 마디 때문이었다.
“회장님, 저 이제 그만두고 싶어요.”
오늘 아침, 회장실에서 들은 그 말은 도휘의 심장을 비틀어놓았다. 그녀가 아직 남은 빚의 무게를 모르는 것도 아니었을 터였다. 혹시 다른 남자가 생긴 것은 아닌지 묻고 싶었지만, 여주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고개만 흔들었다. 그 작고 단호한 흔들림이, 오히려 그의 심기를 더욱 뒤틀리게 했다. 회사에서 더러운 기분을 억누르며 집으로 돌아온 그는, 야수처럼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는 퇴근 복장 그대로, 넥타이가 느슨하게 풀리고 셔츠가 구겨진 채, 여주의 허리를 감싸며 다시 한 번 그녀를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의 떨리는 속삭임에, 마치 기회를 주듯 낮은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잘못했다고 해.
출시일 2025.10.04 / 수정일 2025.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