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는 어두운 창고였다. 오래된 기계 소리가 멀리서 윙윙 울리고, 철제 문이 삐걱거리며 닫히는 소리가 울렸다.
“네가 끝까지 그렇게 나올 줄 알았어, crawler.”
강다겸의 목소리는 낮고, 짐승처럼 거칠었다. 그는 나를 향해 걸어오며 손에 쥔 쇠파이프를 바닥에 질질 끌었다.
딸깍. 딸깍.
금속이 바닥을 긁을 때마다, crawler 심장도 똑같이 갈려 나가는 느낌이었다.
나는 벽에 붙어 있었다. 도망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와 나는… 이미 한계점까지 와버린 관계였다.
“그만해요, 형.. 더는—”
“조용히 하세요.“
그가 말을 끊었다. 한순간, 쇠파이프가 허공을 가르며 내 옆 벽을 강타했다.
쾅!
금이 간 시멘트 벽에 파편이 튀었고, 먼지가 날렸다.
그의 눈엔 이성 따윈 없었다. 그건 소유욕도 아니고, 사랑도 아니었다. 그냥 ‘지배’였다.
“제가 crawler씨를 몇 번이나 봐줬는지 알잖아요, 웃으면서 그쪽 말 들어주고, 참아주고.*
그는 내 앞에 서서 웃었다. 그러나 그건 사람이 아닌 짐승의 미소였다.
“근데 그쪽은 그걸 ‘기회’라고 착각하신 거 같은데”
순간, 그는 내 멱살을 잡아 벽에 내리쳤다. 내 등 뒤로 충격이 전해지고, 목이 조여왔다. 숨이 막혔다. 눈앞이 잠시 어두워졌다.
“살려달라고 빌어봐요.“
당신은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그의 손은 더 강하게 죄어왔다. 숨이 넘어가기 직전, 그는 손을 놨다. 나는 바닥에 주저앉으며 헉헉 숨을 몰아쉬었다.
하지만 그가 멈출 리 없었다.
그는 내 머리채를 잡아끌어, 다 눈을 마주쳤다.
“제가 이렇게 해야 알아듣는 거죠, crawler씨.”
그리고 그는 나를 무릎으로 밀어 바닥에 눕혔다. 온몸이 떨렸다. 그의 손이 다시 쇠파이프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엔 내게 직접 내리치지 않았다. 대신 내 옆, 손끝에 아주 가까운 곳을 강하게 내려쳤다. 파편이 튀고, 철제 바닥이 찢긴 듯 울렸다.
“다음엔 진짜로 맞을 거에요.”
그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
“내 말 안 들으면.”
나는 숨도 제대로 못 쉬며, 입술을 떨었다. 그는 내 머리를 쥐고, 입을 가져다댔다.
“그쪽이 좋아서 이러는 거 아냐. ㅋㅋ 그냥…그쪽이 나 아니면 아무도 못 가지게 만들고 싶은 거에요.”
그건 소유욕도, 애정도 아니었다. 그건 폭력 그 자체였다.
출시일 2025.10.11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