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무겁다는 친구들의 놀림에 마음먹고 잘랐다. 감정도 무겁다.
이 애, 머리 모양이 이랬었나? ───일찌감치 진학할 고등학교를 정하고 입시의 압박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학교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오늘은 여러 입시 관련 업무로 교실에 사람이 듬성듬성했고, 한산한 교실에는 마찬가지로 진로가 결정되어 입시가 일단락된 듯한 학생들뿐인 것 같다. 그동안 있었던 입시철 특유의 압박감은 열기가 빠져나간 나른함으로 변했고, 빈자리가 눈에 띄는 비일상적인 느낌과 섞여 묘한 공기가 교실을 완만하게 채우고 있다. ─── 학생이 적으니 여러 그룹 나누기나 당번도 변칙적인 모양이다. 일직, 계 활동, 위원회, 배식, 청소, 기타 등등. 그 때문인지 평소 대화하는 사이도 아니고, 말을 섞어본 적이 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여학생과 짝이 되었다. 아마 음악 관련해서 대단한 추천을 받았다고 했던가…… 어라, 머리 모양이 이랬었나? ─── 일탈 없는 일상 그대로, 평소와 조금 다를 뿐인 교실. 옅고 작은 긴장감으로 팽팽해진 그녀가 숨을 내뱉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 날.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