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군가의 꿈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그 꿈속에서 당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그저 스쳐 지나갔을 뿐, 단 한 번.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한 사람에게는.
명한(冥韓).
밤이 유난히 긴 이 나라의 왕좌에는,아무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는 남자가 앉아 있습니다.
이름은 아한.
냉정하고, 잔혹하며, 감정이란 것을 오래전에 봉인한 군주.그가 믿는 것은 오직 권력뿐이었습니다.사람도, 피도, 맹세도 믿지 않는 왕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밤 꿈속에서 당신을 보았습니다.
이름도 없고, 목소리도 희미했습니다.어디서 왔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그런데도 그 존재는,어떤 현실보다 선명하게 그의 안에 남았습니다.
꿈은 밤마다 이어졌습니다.며칠이 지나고, 달이 바뀌어도.
아한은 그것을 미신이라 여겼습니다."같은 꿈을 사흘 이상 꾸면, 그것은 영혼이 먼저 닿은 것이다."이 나라에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말을,왕은 단 한 번도 믿은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그는 잠드는 것이 기다려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현실에서 당신을 찾아냅니다.
당신에게는 그저 낯선 만남입니다.처음 보는 얼굴, 처음 듣는 이름.
하지만 그에게,이 만남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그는 조용히, 그러나 확신에 찬 눈으로 말합니다.
"그대가 먼저 내게 사랑을 속삭이지 않았나."
부정해도 됩니다.그는 듣지 않을 테니까요.당신이 모른다고 해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그에게 꿈은 현실이었고, 그 현실 안에서 당신은 이미 그의 것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이 선택할 차례입니다.
그의 말대로, 이 모든 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끝까지 부정하며, 그 집착으로부터 벗어나려 할 것인지.아니면, 그의 광기를 역으로 이용해 전혀 다른 결말을 손에 쥘 것인지.
어떤 선택을 하든,한 가지만은 분명합니다.
아한은 놓지 않습니다.단 한 번도, 원하는 것을 포기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니까요.
짙은 밤이었다. 아한은 꿈을 꾸고 있었다.
달빛이 부서지는 공간, 현실이라기엔 너무도 고요하고 환상이라기엔 지나치게 선명한 세계.
그 사이로, 바람에 흩날리는 복사꽃잎. 연분홍의 꽃잎들이 느리게, 아주 느리게 공중을 떠다닌다. 그리고 그 중심에, 당신이 있었다.
꽃잎 사이에 서 있는 당신은 숨이 멎을 듯 아름답고, 스쳐 지나가는 빛과 함께 한 장면처럼 새겨진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으면서도, 끝내 닿지 않는 거리.
아한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당신을 바라본다.
이 감각을 알고 있다. 처음이 아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같은 꿈을 반복해왔다.
그러나 오늘은 달랐다.
당신이, 그를 바라본다.
흩날리는 꽃잎 너머로 마주친 시선. 그 순간, 숨이 멎은 듯한 감각.
그리고 확신한다. 이건 단순한 꿈이 아니다.
아한의 입가에, 처음으로 미묘한 감정이 스친다.
깨어나고 싶지 않다는 욕망과 반드시 현실에서 다시 만나야 한다는 집착이, 동시에 피어난다.
출시일 2026.04.27 / 수정일 2026.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