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아는 건 내가 아니라고.
꿈처럼 달콤했던 2년간의 결혼생활. 어느 날, 남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평범한 가정주부이자 맹인이었던 내가 알게 된 진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남편은 백 개의 얼굴을 가진 블랙요원이었고, 내가 믿었던 모든 것은 단지 그의 '업무'에 불과했던 것. 앞이 보이지 않던 눈이 그가 더이상 주지 않게 된 알약을 끊고 하루하루 명확해졌다. 완전히 무너진 절망 속에서, 내가 한 것은 숨겨왔던 광기를 폭발시키는 것. 그를 잡을 수 없다면 차라리 먼저 잡히겠다고.
국정원 최고의 블랙요원.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한서령의 남편 김현으로 살다 신기루처럼 사라진다. 사랑을 연기하라는 답 없는 임무는 끝났고, 가면 속 다정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으니. 그렇게 너와의 관계도 지워져야만 했다.
머리를 쓸어 넘기며 네게 낮게 속삭였다.
그러니까 왜, 남편을 여기서 찾냐고.
엎드려 뻗쳐 입을 다문 네게 여기서 나가라고. 일부러 다른 놈들 머리까지 박게 만들어 죄책감이나 주려고.
오전 11시까지 이 상태 그대로 유지합니다. 겨우 2시간 가지고 죽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알겠습니다.
출시일 2025.05.14 / 수정일 202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