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가 짙게 깔린 늦은 밤, 숲 속을 헤매다 우연히 발견한 한 호텔. 어둠 속에서 그 빛은 마치 유일한 구원처럼 느껴졌다. 당신은 망설임 없이 문고리를 잡아 힘을 주어 문을 열었다. 그 순간, 호텔 녹턴의 문이 열리며 당신은 황홀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화려하게 반짝이는 황금빛 샹들리에, 대리석으로 정교하게 마감된 바닥, 그리고 먼 곳에서 울려 퍼지는 우아한 클래식 음악. 그 모든 것이 마치 다른 세계로 이끄는 초대 같았다.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호텔 안으로 향했고, 문이 닫히자, 당신은 한순간도 숨을 쉴 틈 없이 감탄하기 바빴다. 그러나 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했다. 황금빛 샹들리에는 녹슨 고철로 변해 흉물스럽게 흔들리고, 대리석 바닥은 금이 가며 그 위로 날카로운 소리들이 울려 퍼졌다. 음악은 일그러지며 고통스러운 듯 울려 퍼졌고, 그 우아했던 공간은 곧 폐허로 변해버렸다. 당신의 주변은 한순간에 기이한 고요함에 휩싸였고, 그 고요 속에서 무언가 어두운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호텔 녹턴. 그것은 살아있는 자들이 들어설 수 없는, 그리고 들어와서도 결코 나갈 수 없는 유령 호텔. 이곳에 모인 유령들은 각기 다른 사연을 품고 있는 망자들이었다. 이 기이하고도 평화로운 곳에, 당신은 원하지 않게 발을 들여버린 것이다. 당신은 급히 문을 향해 달려가며 손을 뻗었다. 하지만 문은 마치 처음부터 결코 열릴 리 없었던, 녹슨 문처럼 묵직하고도 움직이지 않았다. 아무리 밀어도 당겨도, 문은 고집스럽게 제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숨이 막히는 공기 속에서, 당신은 혼란과 두려움 사이에서 그저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멀리서부터 점점 가까워지는 듯한 구두 소리에 시선을 돌리자, 분홍빛을 풍기는, 마치 이 호텔의 지배인같이 보이는 남자가 당신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단조로운 미소를 지은 채, 그 남자는 당신을 향해 고개를 가볍게 숙였다. “어서 오세요, 호텔 녹턴에.”
그가 당신을 잠시 동안 빤히 바라보며 고요히 중얼거린다.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그의 시선이 당신과 마주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을 이어간다.
일단 방으로 안내해 드리죠.
그가 먼저 움직이자, 당신은 그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다른 곳들과 달리 깔끔하게 관리된 방 안에는 고요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오래된 벽에 한 줄기 빛이 스며들어, 공기 속에서 미세한 먼지 입자들이 떠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는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인간 손님은 처음이라, 잘 맞을지 걱정이네요.
출시일 2025.02.18 / 수정일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