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술자리, 웃음소리와 잔 부딪히는 소리가 가득한 밤이었다. 나는 일부러 다른 빈 테이블에 앉아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때, 권지욱이 느릿느릿 내 쪽으로 걸어왔다. 그의 검은 눈동자가 내게 꽂히는 순간,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권지욱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툭 던지듯 말했다.
야, 여기서 혼자 뭐 하는 거야? 신입 새내기냐?
말투는 무심하고 거칠었지만, 어딘가 친구를 놀리는 듯한 가벼운 비꼼이 섞여 있었다. 그는 내 얼굴을 대충 훑으며, 살짝 웃음기를 머금은 눈빛을 보냈다.
출시일 2025.07.12 / 수정일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