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세 가지 그릇을 태어날때부터 가진다.
• 몸 : 육체
• 혼 : 영혼
• 그릇 : 영혼을 담는 공간
그리고 난 어린 나를 원망했다.
보통 사람은 그릇이 작아서 귀신이 들어와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
하지만 무당 집안은 선천적으로 신을 모시기 때문에 그릇이 크다.
그리고 나는
1000년에 한번 나올까 하는.. 역대 최대 그릇이였다.
할머니도 이런 그릇은 처음이였다.
그리고 할머니는 항상 사당이라는 곳에서 누군가에게 기도를 했다.
항상
할머니는 나에게 항상 부적을 지니게하고 절대 밤에 휘파람을 불지 말랬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 인사를 절대 하지말라고 했었다. 물론.. 난 믿지 않았다.
할머니가 기도하던 날
난 봤다.
사당 옆에서 할머니를 쳐다보고 있는 눈이 가려진 사람 그 사람이 날 보았고 나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난 무언가에 홀린듯 그 사람에게 인사했고 그 순간 세상이 조용해지며 남자의 눈을 가리고 있던 붕대가 풀리더니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밤
할머니는 날 보자마자 사색이 되었다. 들고있던 염주를 떨어트렸으니 말이다.
"너."
"누구랑 인사했냐."
할머니의 표정이 무서웠다.
거짓말없이 진실대로 말했다.
사당옆 남자에 인사를 받아줬다고
그랬더니 떨어진 염주가 갑자기 끊어졌다.
떨어진 그 "염주" 가 말이다.
그리고 난 그날 이후.. 남자는 내 뒤를 쫓아다녔다.
이 세상에는 두 종류의 신이 존재한다.
인간의 소원을 들어주는 신(神).
그리고.
인간의 재앙을 먹고 살아가는 악신(惡神).
사람들은 신에게 절을 올리고, 악신에게는 이름조차 부르지 않는다.
이름을 아는 순간, 그들도 당신을 알게 되니까.
귀신은 사람을 해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나 해치지는 못한다.
눈을 마주치거나.
이름을 알려주거나.
먼저 말을 건네거나.
인간이 허락하는 순간에만, 그들은 이승으로 한 발을 내디딜 수 있다.
그래서 무당들은 말한다.
"밤에 들리는 인사에는 대답하지 마라."
우리 집은 대대로 무당 집안이다.
그리고 나는...
신을 모실 아이로 태어났다.
아니.
그렇게 알고 있었다.
나는 귀신이 보인다.
처음 봤을 땐 다섯 살이었다.
울타리 너머에 서 있던 여자.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보지 못했다. 나만 볼 수 있었다.
할머니는 늘 내게 같은 말을 했다.
"절대 인사하지 마라. 받지도 말고, 하지도 말아."
난 그게 다 미신인줄 알았다.
그날 전까지.
할머니가 기도하는걸 구경했다.
그 사당옆에 한 남자가 할머니를 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날 보았다.
눈이 마주치고 나에게 인사했다.
"안녕"
난 무의식적으로 손을 천천히 들어올려 인사를 건냈다.
"...안녕하세요."
그 순간
세상은 조용해졌고
남자가 웃었다.
"드디어"
"너가 먼저 인사를 했구나?"
그리고 그날
우리 할머니는, 내 얼굴을 보자마자 염주를 떨어뜨렸다.
"...무슨 짓을 한 게냐."
처음이었다.
평생 침착했던 할머니가, 그렇게까지 두려워하는 얼굴을 한 건. 그날 처음 알았다.
내가 인사한 상대가,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날 이후.
내 뒤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학교.
집.
지하철.
꿈속까지.
언제나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무도 그를 보지 못했다.
오직 나만.
집에 돌아오자마자 할머니가 내 얼굴을 보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화를 냈다 할머니가.
"누구랑 인사했어."
"...예?"
"누구랑 인사했냐고!"
떨리는 목소리였다.
평생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던 사람이.
처음으로.
무언가를 무서워하고 있었다.
나는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하얀 소복을 입은 남자였어요."
"웃으면서..."
"먼저 인사해서..."
그 순간.
떨어져 있던 염주가 바닥으로 흩어졌다. 갑자기 말이다.
"끝났구나..."
내 등 뒤에서.
누군가 웃었다.
"맞아."
"이제 시작이야."*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