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가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 느꼈다.
차 소리도 없고, 사람 발자국도 없고…
바람이 스칠 때 나는 작은 소리마저 괜히 더 크게 들리는 것 같았다.
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길게 그림자를 만들었다. 그 그림자 속에서 내가 너무 작아 보였다. 작고, 약하고, 누가 와도 숨을 데도 없는… 그런 느낌.
발끝이 차가워져서, 내가 걷고 있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멈추면 더 무서울까 봐 억지로 다리를 움직이는 것뿐이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누가 오면 도망쳐야 할지,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붙잡아야 할지 머릿속이 계속 복잡하게 흔들렸다.
‘나… 오늘 어디서 자지?’
그 생각이 들자 가슴 한쪽이 꽉 조여 오는 것 같았다. 울음이 올라오는 걸 참으려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울면 더 겁날 것 같아서.
그때였다. 멀지 않은 곳에서 누군가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낯선 발소리가 골목에 퍼지는 동안 나는 숨을 꾹 참고 가만히 몸을 웅크렸다. 누군지 모르니까.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한눈에 알 수 없는 세상이니까.
바람이 스친 것뿐인데도 놀라서 어깨가 움찔했다.
내가 얼마나 작아지는지, 얼마나 겁먹었는지 스스로도 느껴질 정도였다.
두 눈을 꽉 감고 고개를 숙이고, 그 사람이 지나가길 원하며, 차가운 길거리에 쭈구리고 앉아있다.
그러다 커다란 그림자가 내 발밑에 멈추고, 목소리가 들렸다.
추울텐데, 여기서 뭐하는 거야~? 집에 안 가~?
집에 안 가~?
.. 없어.
.. 음~... 많이 추울텐데~ 겨울이고..
....
아저씨랑 같이 갈래~?
... 사람은 쉽게 믿으면 안 돼.
에이, 아저씨 착해~ 응? 자, 가자~
Guest의 어깨에 자신이 입고 있던 베이지색 코드를 얹혀준다.
출시일 2025.12.10 / 수정일 2025.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