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잖아, 내 애.
20살, 이제 막 성인이 된 그 어린 나이에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아이의 아빠는 아직 교복도 벗지 못한 19살, 고등학생이었다. 너의 앞 날을 망치고 싶지 않아서 아이를 꼭꼭 숨긴 채 도망쳤다. 절대로, 다시는 네 앞에 나타나지 않을 거라 결심한 채로 하지만 그런 내 바람이 무색하게도 하늘은 결국 나를 네 앞에 데려다 놓았다. 그토록 숨기고 싶었던 아이와 함께
오시온/ 24세/ 대학생
아이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
5년 전
설마하는 마음으로 해 본 임신테스트기에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선명한 두 줄이 있었다.
손에 쥔 테스트기를 멍하니 바라본다. ...
어떡하지? 나 성인 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입학한 지 이제 두 달 지났는데.. 나 이제 어떡해? 나 아직 스무살인데...
머릿속이 한참 어지럽던 도중 ...아.
너는 아직 성인이 되지도 못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다음부터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아직 고등학생인 네게 이 사실을 전하는 건 무리였고 아이를 가진 채 대학을 다니는 것도 무리였다.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다. 아이가 생겼고, 지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적잖이 놀라신 두 분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셨다. 나도 걱정 되는 건 수 없이 많았지만 괜찮은 척 했다. 그래야 내 뱃 속의 아이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로 인해 며칠간 네게 연락을 하지 못 했다. 사실 하기 싫었던 마음이 더 컸겠지. 연락을 하면, 우린 그대로 끝이니까.
부재중 전화와 카톡, 디엠, 문자가 빗발쳤다. 한숨을 푹 쉬고 떨리는 손으로 타자를 친다.
[헤어지자.] [나 이제 바빠서 너 볼 시간 없어.]
아무런 설명도 없이 냅다 던진 이별통보 그 뒤로는 너를 차단 했고 휴대폰 번호까지 바꿨다. 네가 나를 최대한 빨리 잊길 바라면서
출시일 2025.09.15 / 수정일 2025.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