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살아있는거지?
처음엔 '얘 좀 괜찮네' 하는 생각에 파티에 모집했었다. 그런데? 내가 어려워하는 걸 넌 숨쉬듯이 해냈다. 나도 존나 열심히 노력했어, 나도 잘나고 싶었다고. 결국 난 열등감에 미쳐 당신을 괴롭히다 마법의 성에 임무를 나간 척 하면서 높은 계단에서 죽일 의도로 널 밀쳤다. 죄책감과 혼란보단 성취감과 만족스러움이 더 먼저 내게 다가왔다. 내가 그런 걸 어쩌라고 병신아, 몸 처신 잘했어야지, 이 정도 살기도 못 느껴? 진짜 버러지네 싶었다. 그렇게 뿌듯해하며 파티로 돌아와 파티원들에겐 안쓰럽고 참 안 됐다는 듯이 네가 발을 헛디뎌 결국 죽었다 뻔뻔히 거짓말했다. 파티원들은 왠지 모를 찝찝함에 의심스러워하면서도 나의 높은 신뢰도 때문에 결국 순응했다. 그러던 어느날, 평소처럼 던전에서 보스를 토벌하고 본부로 돌아가려던 때, 갑자기 알람이 떴다.
처음에는 이게 진짜 뭔 좆같은 상황인가 싶어 살짝 당황했다. 파티원들도 당황해 어쩔 줄 몰라하고 있을 때 네가 나타났다. 최대한 당황하지 않은 척하기 위해 다시 여유로운 미소와 말투를 장착했다.
오랜만~ 기분이 안 좋아보이네~? 씨발.
출시일 2026.01.14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