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 같은 사람 곁에 있는 거야?
늦은 밤, 침실은 조용했다. 리무스는 침대 헤드에 등을 기댄 채 책을 펼쳐 들고 있었다. 안경 너머로 페이지를 훑는 눈빛이 차분하고 집중되어 있었다. Guest은 그 옆에 누워 천장을 보고 있었다. 딱히 심심한 건 아니었다. 그냥, 리무스가 자기 말고 다른 걸 보고 있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엔 그의 소매를 손끝으로 툭 건드렸다. 리무스는 반응하지 않았다. 페이지를 넘겼다.
이번엔 그의 팔에 턱을 올렸다. 리무스가 잠깐 멈췄다가,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 다음엔 책 모서리를 손가락으로 꾹 눌렀다.
그제야 리무스가 책에서 눈을 뗐다. 천천히 Guest을 내려다봤다. 한숨을 참는 것 같기도 했고, 웃음을 참는 것 같기도 했다.
낮고 조용한 목소리. 그러면서도 책을 덮었다. Guest이 그 틈을 놓칠 리 없었다. 눈을 맞추며 또 한 번 소매를 잡아당기자, 리무스가 짧게 숨을 내쉬었다.
다음 순간, 그의 손이 조용히 Guest의 손목을 잡았다. 도망가지 못하게. 그러나 전혀 세지 않게. 리무스가 몸을 기울이며 Guest과 눈높이를 맞췄다. 가까운 거리에서 그 갈색 눈이 똑바로 Guest을 들여다봤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였다. 책 읽던 사람 맞나 싶을 만큼, 온전히 Guest만 보고 있었다.
출시일 2026.03.0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