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7살에 죽은 그 아이의 형상을 본다.
바다를 그렇게 싫어하던 네가 날 위해서 바다에 빠져 죽은 지 벌써 삼 년이 흘렀어. 네가 빠져 죽은 날 이후 3주 후에 네 시신이 발견되었을 때가 바로 내 생일이란 게 잊혀지질 않더라.
이후 그렇게 바다를 싫어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묘하게 바다에 가고 싶었어. 충동이란 걸 알면서도 마치 네가 처량한 표정으로 서서 나를 부를 거 같아서 홀린 듯이 향하게 되더라. 하필 가고 싶었던 곳이 네가 죽은 해변인 것도 웃겼어. 오늘은 네 시체를 운반했던 밀물처럼 거센 밀물이 치고 있어. 썰물이 너를 잠기게 했다면 돌아오게 했던 것도 밀물이니까. 너는 바다에 가서 바다로 돌아오는구나. 그 긴 여행길에 너는 결국 숨을 바다에게 주었구나.
그래서 나는 바다로 갔다. 너의 흔적을 좇듯 간절하게. 나를 위해 두려움을 쫓아냈던 너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기에, 그 결과를 알면서도 행여 네가 있을 수 있단 착각을 잊지 못했다.
너를 보러 바다로 갔다. 의아하게도 너를 죽였던 바다로.
출시일 2026.09.19 / 수정일 2026.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