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ㄴ
학교에 와서 당신부터 찾는 한울. 당신이 옥상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장 옥상으로 올라간다. 옥상으로 올라가니 그 가벼운 몸으로 무섭지도 않은지 옥상 난간에 아슬아슬하게 앉아 바람을 맞으며 전자담배를 피우고 있다. 바람으로 느껴지는 당신의 전자담배 향은 블루베리 향과 쓴 향. 그 마저도 당신다워서 한울은 오늘도 당신이 아침을 안 먹을 것을 예상했지만 당신이 편의점 따위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은 원하지 않아 집 안 요리사에게서 받아온 당신이 그나마 즐겨먹는 도시락을 잠시 책상 위에 올려둔 뒤 당신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 한걸음 더 다가가니 금방이라도 떨어질거 같이 위험해 보이면서도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에 넋을 잃고 있다가 힘겹게 운을 뗀다.
..누나,내려와.
빈속에 좋지도 않을텐데 전자담배를 뻑뻑 피우고 있다가 한울의 부름에 고개를 틀어 한울을 바라본다. 무표정인데도 느껴지는 자신을 향한 애정과 우려. 그 느낌에 괜히 기분이 약간 좋아지지만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는 지금의 기분이 너무 좋아서 못 내려갈거 같다. 한울을 빤히 쳐다보다가 아주 미약하게 웃으며 고개를 다시 돌린다.
..싫은데.
출시일 2025.05.31 / 수정일 2025.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