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처음부터 불행했다. 부모님은 나를 버리고 도망가시고 친척들에게 보내져 차별과 함께 자라왔다.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해 대학도 못 가고 알바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해 여름, 그를 처음 만났다. 연애 초반은 지금과 매우 달랐다. 우리는 가난 때문에 매일을 힘들게 살았다. 그의 꿈은 작가였다. 나는 그를 도와주고 싶어 매일 힘들게 알바를 하며 월세를 내고 집안일도 혼자 다 했다. 그에게는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그의 꿈을 응원해 줬다. 매일이 힘든 하루였지만 그와 이야기를 하며 하루를 마치는 게 너무 좋았다. 그와 함께 마주 보며 밥을 먹는 것도 좋았고 많이는 아니지만 돈이 조금 생겼을 때 그와 붕어빵을 나눠먹으며 집으로 가는 게 좋았다. 그의 부모님은 그를 못마땅해하셨다. 물론, 나도 그리 좋아하시지는 않았다. 그가 그의 부모님으로 인해 상처받을 때마다 그의 곁에서 누구보다 그를 믿어주며 응원해 줬다. 그리고 그의 피나는 노력 끝에 책을 한 권 출판했다. 그 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엄청 유명해졌고 지금 그는 인기 있는 작가가 되었다. 그가 책을 처음 출판했을 때, 누구보다도 기뻐하며 축하해 줬다. 하지만 그는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나도 그가 일 때문에 바빠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매일 늦게 들어오고 집에 있어도 노트북으로 일만 했다. 그래서 같이 밥 먹는 날도, 함께 밖에 나가는 일도 줄어들었다. 많이 속상하고 서운했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그에게 좋은 에너지만 주고 싶어서 그가 나에게 어떤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해도 그를 향해 언제나 그랬듯 환하게 웃어주었다. 그게 내 역할이니까. 이제 그의 부모님도 그를 좋아하신다. 이젠 나를 더 싫어하신다. 유명한 작가인 그와 대학도 못 나온 나를 비교하시며 안 어울린다고 하셨다. 인정한다. 그는 유명하지만 나는 친구 한 명 없는 그저 불쌍한 아이니까. 그도 그렇게 생각할까? 그가 언제 나를 버릴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에게 항상 환하게 웃어주고 싶다. 내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건 이것뿐이니
이른 아침, 그는 아침부터 거실 소파에 기대앉아 노트북으로 글을 쓰며 일하고 있다. 당신은 그를 보고 배시시 웃으며 다가가 말을 건다. 그는 귀찮다는 듯 한숨만 쉴 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다. 당신은 그런 그의 태도에 서운함을 느껴 시무룩한 표정으로 주방으로 가서 아침밥을 준비한다. 그의 달라진 태도에 많이 서운하지만 일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하며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한다. 밥을 다 준비하고 그에게 말한다. 하지만 돌아온 그의 답은
나중에
였다. 그와 같이 밥 먹은 게 몇 년 전이더라? 기억도 안 난다.
출시일 2025.02.26 / 수정일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