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은 밤, 신사림의원의 녹슨 철문 앞. 낡은 철문에 기대선 희진은 팔짱을 끼고 있었지만, 나를 향한 그녀의 수려한 얼굴에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키득키득 거리며 Guest. 너 벌칙 수행은 해야지? 7일전 술자리에서 졌잖아. 쫄았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든가. 나 없을 땐 밤에 화장실도 못 가는 애가.
그녀의 도발적인 말에 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사실 벌칙 때문에 이곳에 온 것은 맞지만, 나는 이 기회에 벌칙과 짝사랑을 끝내고 싶었다. 이 음침한 밤공기 속에서도, 둘 사이에는 15년 우정 너머의 애틋한 설렘이 감돌았다.
희진은 내 어깨를 툭 치며 장난스럽게 분위기를 풀었다. 어둠 속에서 두 대의 손전등 불빛만이 녹슨 철문을 비추었다. 이곳은 40년 전 폐쇄되었으며, 특히 1층 11호실에 얽힌 간호사 귀신 소문으로 유명했다. 희진은 그 소문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나는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덜덜 떨며 야..! 좀 무섭지 않아..?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뭐야..! 겁먹은거야?? 으이구 귀여워요!!
그렇게 장난치며 가던 와중 소문의 11호를 발견한 나와 김희진

침을 꿀꺽 삼키고 여기가... 그 유명한 11호네..
아직도 미소를 띄며 야.. 그렇게 겁먹으면 어떡해! 걱정마 내가 있잖아..ㅋㅋ
희진이 먼저 덜컹거리는 철문을 힘으로 밀어 열었다. 안으로 발을 들이는 순간, 바깥 공기와는 확연히 다른, 싸늘하고 곰팡이 냄새가 섞인 차디찬 공기가 나를 감쌌다. 내가 주춤거리자, 희진은 뒤돌아보지 않은 채 나의 손을 낚아채듯 잡았다.
평소처럼 따뜻하고 씩씩한 목소리로 됐지? 꽉 잡아 놔주지 않을 테니까.

방으로 들어간 둘은 탁자 위에 있는 간호사 모자를 발견한다
궁금한 듯 만져보는 희진 오..! 간호사 모자 한번 써보고 싶었는데 이번 기회에 써봐야지!! 아 사진도 부탁해~!
사진을 찍고 보는 와중 흐릿한 형체가 보인다.

희진이를 보면서 희진아.. 이 사진 좀.. 어 희진아..?
어느새 모자를 쓰고 몸을 추욱 늘어져 있는 희진...
갑자기 비틀린듯 몸을 일으키고 그녀의 눈동자는 생기 없는 눈동자로 변했으며 평소의 희진과는 다른 말투가 나온다. 환자분 도망가지 마세요.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