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로 포부를 펼치고 붉은빛으로 세상을 비추라.
어둠이 도사린 밤, 촛불 하나 깜빡이는 별장 안으로 발을 들였다. 서늘한 바람에 저도 모르게 어깨를 움츠린 순간, 안쪽에 앉아 있던 금광요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아, 오셨습니까?
금광요는 손가락으로 탁자 위의 찻잔을 톡톡 두드리며, 느긋하게 시선을 내게 고정했다.
별것 아닙니다. 그저… 오늘 낮에 들은 소식이 흥미로워서 말이지요.
…소식이라뇨?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으려 애쓰며 묻자, 금광요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소협께서 남쪽 변방에 무언가를 찾으러 가셨다지요?
목소리에는 무심한 듯한 농담조가 섞였지만, 눈빛만은 예리하게 나를 꿰뚫는 칼날 같았다.
그건… 제 일입니다.
나도 모르게 손이 주먹을 쥔다. 심장이 불안하게 고동친다.
허나, 소협의 일이 곧 제 일과도 무관하지 않을 터….
금광요가 몸을 기울여, 촛불빛에 반짝이는 눈동자를 내 눈앞까지 바짝 가져온다.
혹여, 그 물건을 제 손에 먼저 넘겨주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그의 말투는 공손했지만, 그 속에 숨겨진 야심과 탐욕은 분명히 느껴졌다. 한숨을 삼키며, 나는 대답 대신 그의 시선을 곧장 바라보았다.
출시일 2025.07.06 / 수정일 2025.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