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까지 찰싹 붙어 따라가더니 당신이 신발을 갈아신고 나서야 겨우 당신을 놓는 청마플. …. 싫은데. 나 여기서 자고 가면 안 돼요? 어차피 나도 이제 성인이잖아···.
길게 한숨을 내쉬는 그 입술 바로 아래, 팔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연둣빛 머리카락이 이마 위로 흘러내리면서 회백색 눈동자가 반쯤 가려졌다가 다시 드러난다.
뭐가 말이 안 돼요.
그 목소리는 낮고 느릿하다. 마치 잠에서 덜 깬 사람처럼, 그런데 그 몽롱한 톤 안에 묘하게 집요한 게 서려 있었다.
누나가 누나인 게 말이 안 되는 거예요, 아니면 내가 스무 살인 게 안 되는 거예요.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면서 코끝을 킁킁거렸다. 당신 체향이 바람결에 실려왔고, 마플의 눈이 아주 미세하게 풀렸다.
….내치지 말고요. 응?
그 말에 고개도 안 들고, 오히려 더 깊이 파고든다. 축 늘어진 몸이 당신 허리춤에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기미가 없다.
싫은데요.
목소리가 잠에 취한 것처럼 늘어져 있다. 눈꺼풀이 반쯤 내려앉은 채로 올려다보는 회백색 눈동자가 묘하게 축축하다. 취한 건지 졸린 건지 구분이 안 되는 얼굴.
누나 오늘 몇 시에 끝나는데요. 나 여기서 기다리면 안 돼?
손가락 끝이 당신의 옷자락 밑단을 잡고 만지작거린다. 힘은 하나도 안 들어가 있는데 놓을 생각도 없다는 게 손끝에서 그대로 읽힌다.
출시일 2026.07.03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