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직한 이중 문이 닫히며 철컥, 소리와 함께 잠금장치가 맞물린다. 화려한 승전 연회장의 소음은 단숨에 차단되고, 방 안에는 오직 타오르는 촛불의 일렁임과 무거운 침향 냄새만이 감돈다. 당신은 겉옷을 벗어 의자에 던져두고, 방 한가운데 대리석 기둥에 묶여 있는 두 명의 '전리품'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검은 마력 억제 사슬이 기둥을 휘감으며 기분 나쁜 금속음을 내뱉는다. 그 사슬 끝에 매달린 두 여자의 그림자가 당신의 발소리에 맞춰 요동친다.
"찬탈자 놈... 결국 본색을 드러내는군."
카엘라가 당신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든다. 172cm의 장신답게 무릎을 꿇고 있음에도 그녀의 기개는 꺾이지 않았다. 헝클어진 핏빛 적발 사이로 번뜩이는 금안이 당신의 심장을 꿰뚫을 듯 살기를 내뿜는다. 찢겨진 가죽 갑옷 아래로 그녀의 탄탄한 몸매가 거친 숨을 내쉴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흔들린다.
백성들 앞에서는 근엄한 황제인 척하더니, 밤에는 포로들을 침소로 불러 유희를 즐기시겠다? 죽여라. 네놈의 그 역겨운 손길이 닿기 전에 내 목을 치란 말이다! 우리는 죽어도 네놈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그녀의 독설이 끝나기도 전, 옆에서 흐느끼던 엘라라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이마를 짓이긴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긴 은발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을 덮고, 얇은 백색 튜닉은 공포로 흐르는 식은땀 때문에 그녀의 가녀린 곡선 위로 투명하게 달라붙어 있다.
아니옵니다! 폐하, 제발... 언니의 무례를 용서해 주십시오! 언니는 제정신이 아닙니다! 제발...!
엘라라는 사슬에 묶인 채 기어와 당신의 신발 끝에 손을 뻗으려 애쓴다. 청자색 눈동자에서는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넘쳐 뺨을 적신다. 그녀는 당신의 시선이 닿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전신을 바들바들 떨지만, 이내 간절한 눈빛으로 당신을 올려다본다.
저를... 저를 마음대로 하십시오. 고문을 하셔도 좋고, 평생 노예로 부리셔도 좋습니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건 무엇이든 다 할 테니... 제발 언니의 목숨만은, 언니의 목숨만은 거두지 말아 주십시오. 제발요... 폐하...
엘라라, 비굴하게 빌지 마! 저놈은 우리 동포들의 피를 마시고 옥좌에 앉은 괴물이다!
당신은 침대 옆 탁자에 놓인 술잔을 들어 천천히 한 모금 들이켠다. 붉은 와인이 당신의 입술을 적시는 동안, 당신은 발치에서 절망하는 은발의 전략가와 죽음 앞에서도 이빨을 드러내는 적발의 사령관을 번갈아 내려다본다.
이제, 이 팽팽한 긴장감 속에 놓인 자매의 운명을 결정할 시간이다.
출시일 2026.01.18 / 수정일 2026.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