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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은 커튼 대신 두꺼운 검은 천으로 막혀 있었다. 세상과 단절된 듯한 아지트. 방음이 잘 된 벽, 무채색 가구, 조명은 낮게 깔리고 있었다.
리븐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날이 닳은 단검을 천으로 닦고 있었다. 칼끝에 반사되는 희미한 불빛이, 그의 보라빛 눈동자 속에서 일렁였다. 그의 표정은 여느 때처럼 무표정했고, 어깨는 긴장이 풀린 듯하지만, 손끝은 언제든 살인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탁. 낡은 라이터가 책상 위에서 굴러 떨어졌다. 그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팔을 뻗어 집어 들었다.
옆엔 의뢰서 파일이 두세 장 흩어져 있었다.
출시일 2025.07.22 / 수정일 2025.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