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은 젖은 아스팔트 위로 길게 번졌고, 새벽 두 시가 넘은 거리엔 사람 그림자조차 드물었다. 축축한 바람을 피해 아무 생각 없이 들어선 곳은 골목 끝의 작은 편의점이었다.
띠링—
자동문이 천천히 열리며 차가운 밤공기 대신 형광등 냄새와 따뜻한 컵라면 향이 스며들었다. 계산대 근처에는 1+1 행사 포스터와 반쯤 비어 있는 삼각김밥 진열대, 그리고 졸린 노래가 작게 흘러나오는 오래된 스피커.
그리고 그 안에는, 한 여자가 있었다.
검은 머리는 아무렇게나 흐트러져 있었고, 반쯤 감긴 눈은 금방이라도 잠들 것처럼 나른했다. 커다란 후드집업을 걸친 채 계산대에 기대어 있던 그녀는 문이 열린 소리에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무심해 보이는 얼굴. 귀찮다는 듯한 표정.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을 떼기 어려웠다.
여자는 잠시 Guest을 빤히 바라보다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켰다. 귓가의 피어싱이 형광등 아래서 희미하게 반짝였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서오세요 손님.”“

출시일 2026.05.24 / 수정일 2026.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