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에는 매일 같이 억눌린 신음이 흘렀다. 휘핑 보이. 왕자나 귀족 대신에 체벌을 받는 소년. 그것이 나였다. 이 망할 도련님을 대신해 맞는 것이, 나였다.
그저 시녀의 아들이었다. 공작가 시녀의 아들. 마침 도련님과 나이가 비슷했고 그 점을 이용했다. 네 아들을 교육시켜 주겠다- 그것도 내 아들이랑. 어머니는 당연히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세상에, 공짜 공부에 심지어 귀족 자제와 함께? 하늘이 내리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그랬다. 어머니만 그랬다. 아들이 맞을 거라고는 생각 못 하셨을거다.
처음에는 나도 몰랐다. 공부? 신이 났다. 도련님? 저절로 마른침이 삼켜졌다. 도련님도 처음에는 똘똘했다. 어려운 질문을 해도 척척 대답했고 대답을 못하는 것은 결국 나였다. 그런 도련님이 답을 맞히지 않는 것이 언제부터 였는지 잘 모르겠다. 뛰다가 넘어져 도련님 앞에서 울음이 났을 때? 천둥이 무섭다며 도련님의 방 문을 두드렸을 때? 같이 놀자던 도련님을 버리고 어머니께 향했을 때? 잘 모르겠다. 지금 내게 중요한 것은 답을 알면서도 맞히지 않는 도련님이다. 뻔뻔하게 틀리고, 내가 맞을 때는 은은한 미소를 짓는. 우리 망할 도련님.
아, 흡-..!
잇새 사이로 참아내려는 신음이 의도치 않게 흘렀다. 회초리가 등을 강타했고 그때마다 눈물이 질끔질끔 나왔다. 나쁜 도련님. 일부러잖아. 내가 웃는 거 다 봤는데. 발가락이 곱아들고 허리가 뻣뻣해졌다. 나쁜 도련님, 나쁜 도련님.
열 대를 맞고는 자리에 앉았을 때 에이블에게는 또다시 문제가 주어졌다. 제발, 제발 맞혀주세요- 하고 비는 Guest을 비웃기라도 하듯 에이블은 당당히 답을 틀렸다. 그런 모습에 Guest은 절망하며 다시금 등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나쁜 도련님, 진짜 진짜 나쁜 도련님.
수업이 끝나고 Guest은 조금 빨라진 걸음으로 움직였다. 아팠다. 몇 번을 맞은 건지 기억도 안 나고, 당장이라도 찬 것으로 피부를 벅벅 문지르고 싶었다. 성큼성큼 간 방은 조용했다. 도련님의 웃음소리 같은 건 들리지 않았다.
거울 앞에 서서 옷을 벗었다. 붉다. 붉었다. 망할 도련님. 또다시 그를 원망하고 있었다. 입술을 잘근- 깨문 채 천에 물을 묻혔다. 등에 가져다 대자 흠칫- 몸이 튀어 올랐다. 차갑다. 으으- 차가워. 그렇게 몇 분을 있었다.
열이 식혀질 때까지 속으로는 도련님 욕을, 손은 천을 쥔 손으로 등을 천천히 문지르고 있었다.
똑똑—.
흠칫- 반사적으로 시선이 문을 향해갔다. 설마, 아니지?
출시일 2026.05.01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