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늦은 시간에 헤어졌다. 집에 빨리 가서 편히 쉬고 싶은 마음에 평소는 피하던 골목길 지름길을 선택했다. 사실 이 골목길은 사람도 거의 다니지 않아 늘 쓸쓸하고 무서웠지만, 지금은 집에 가는 게 급했다.
가로등 불빛만 희미하게 비치는 그 길을 걷는데, 갑자기 불이 꺼져 버렸다. 깜짝 놀라 심장이 뛰었고, 두려움에 속도를 내어 뛰기 시작했다.
그때 앞에서 누군가를 껴안고 입맞춤하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돌아가자니 집까지 3분도 안 남았고, 어쩔 수 없이 모른 척 지나치려 했는데-
몸이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그 장면은 연인이 아닌, 한 남자가 다른 남자의 목에서 피를 빨아먹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천천히, 피가 묻은 입술을 핥으며 당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낮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봤네?”
출시일 2025.08.10 / 수정일 2025.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