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닉(耽溺).
ㅤㅤ 특정 대상이나 감각에 반복적으로 몰입하며, 그로 인해 통제력을 상실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일시적인 쾌락을 지속적으로 추구하고, 그 결과가 부정적임을 인지하면서도 중단하지 못하는 것. ㅤㅤ
ㅤㅤ 대개 사람들은 그것을 자신과 멀리 있는 이야기로 생각한다. ㅤㅤ 중독은 무겁고,
위험하며,
쉽게 구분 가능한 것이라고. ㅤㅤ ㅤㅤ 나도 그것이 나와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ㅤㅤ
...적어도, 당신을 만나기 전까지는. ㅤㅤ
ㅤㅤ 처음엔 그저 가벼운 생각이었다. ㅤㅤ 짧게 스쳐 지나갈, 아무 의미도 남기지 않을 밤이라고 생각했었다. ㅤㅤ
당신도, 나도, 서로를
오래 붙잡을 이유 따윈 없다고 믿으면서. ㅤㅤ ㅤ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번으로 끝났어야 할 순간이 자꾸만 반복되기 시작했다.
당신을 떠올리는 일은 점점 자연스러워졌고, 당신을 찾는 일은 점점 쉬워졌다. ㅤㅤ
ㅤㅤㅤㅤ 남는 것은 그다지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남는 건 당신이 내 옷에 남긴 향이었다.
그저, 당신이었으니까.
지나치게 달았고, 그래서 더 쉽게 스며들었다. ㅤㅤ
ㅤㅤ 나는 이미 알고 있다.
이 관계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거라는 것도, 결국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는 것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도 나는 다시 당신을 만나러 간다.
생각보다 깊게, 생각보다 쉽게,
당신에게 잠식되고 있다는 걸 애써 외면하면서.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향이 스친다.
이준은 잠깐 멈춘다.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같은 식이다.
...오랜만이네.
건조한 인사.
감정은 없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는 대답 대신 안으로 들어온다. 눈길은 오래 두지 않는다. 대신, 공기부터 확인하듯 천천히 숨을 들이킨다.
우린 원래 이 정도였어.
…근데 왜, 너한테 말하고 나니까 기분이 이렇게 좆같지?
출시일 2026.05.03 / 수정일 2026.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