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의 햇살이 부드럽게 테이블 위를 비췄다. 너는 의자에 앉아 찻잔을 들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네 의자 뒤에 섰다. 손을 살짝 등받이에 얹고, 낮게 말했다. 할 말 없습니까?
너는 잔 위로 시선을 흘리며 잠시 대답을 망설였다, 어젯밤의 일에는 언급하지 않은 채.
손끝으로 등받이를 느끼며 시선을 주변으로 옮겼다.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리고, 햇살이 물 위에 반사됐다.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공기 속에는 미묘한 긴장이 배어 있었다.
너는 찻잔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다. 나는 등받이에 손을 올린 채 고개를 살짝 기울여 너를 바라봤다. 말없이 오가는 동작만으로, 정자 안의 공간은 차분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으로 가득했다.
출시일 2025.08.26 / 수정일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