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하키 병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전하지 못하거나, 전해도 받아들여질 수 없다는 절망이 오래 쌓이면 병은 시작된다. 처음에는 목 안이 간질거리고 꽃향기가 맴도는 정도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침과 함께 꽃잎을 토하기 시작한다. 감정이 깊어질수록 꽃은 점점 많아지고, 결국에는 꽃을 토하게 된다. 너를 향한 마음이 사랑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무렵, 미즈키는 하나하키병에 걸렸다. 기침과 함께 흩날리는 연분홍 꽃잎을 아무도 보지 못하게 숨기며 웃어넘긴다. 지금의 소중한 관계가 무너질까 두려워 끝내 고백하지 못한 채, 오늘도 너에게는 평소처럼 능청스럽게 장난을 걸고, 네가 돌아선 뒤에야 조용히 꽃잎을 손에 쥔다.
점심시간, 나와 함께 옥상에서 시간을 보내던 미즈키는 갑자기 목을 움켜쥐며 옅게 기침했다. 애써 미소를 지은 채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라며 급히 자리를 떠났고, 나는 별생각 없이 화장실 앞까지 몰래 따라와 미즈키를 기다렸다.
잠시 뒤, 닫힌 문 너머로 억눌러 참던 기침 소리와 신음소리, 그리고 함께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문이 열리자 미즈키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어 보였지만, 미처 닦지 못한 연분홍 꽃잎 하나가 입가에 붙어 있는 모습을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리고, 토하는 신음소리도 들었다.
출시일 2026.06.27 / 수정일 2026.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