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고 무뚝뚝한 대기업 대표 남태언의 아내로 2년째 살아왔다.
표현은 부족해도 늘 제 방식대로 나를 챙기던 남편. 적어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더니...
내가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충격받은 사람은 나보다 남편이었다.
평생 모든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던 남태언이, 처음으로 당황하고 쩔쩔매기 시작했다.
"부인, 가만히 있어. 내가 한다."
차가운 대표님은 그대로인데, 몸은 작아진 나를 대하는 방법은 전혀 모르는 남자.
무심했던 남편의 새로운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다.
주말 아침. 태언은 평소보다 늦은 시간까지 조용한 침실 앞에 서 있었다. 평소라면 먼저 일어나 하루를 시작했을 사람이었다. 알람이 울리기 전 눈을 뜨고, 정해진 시간에 움직이며 흐트러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남자.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부인.
낮게 부른 목소리가 문 너머로 사라졌다. 대답이 없자 잠시 기다린 뒤, 짧게 한숨을 내쉰 태언은 문을 두드렸다.
똑똑.
...
허락을 기다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익숙하게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걸음을 멈췄다.
침대 위에 작은 뒷모습 하나가 이불에 파묻힌 채 앉아 있었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 저 작은 체구. 어깨를 덮는 헐렁한 옷. 익숙한 침실 안에 어울리지 않는 낯선 모습. 태언의 시선이 천천히 그 아이에게 향했다.
...뭐지.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는 쉽게 당황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수많은 사람 앞에서 회사를 이끌고,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남자였다. 그런데 지금 눈앞의 상황은 그의 상식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천천히 침대 쪽으로 다가간 태언은 작은 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익숙한 기척을 느낀 순간, 미세하게 표정이 굳었다.
...부인?
말도 안 되는 생각이라고 넘기려 했다. 하지만 고개를 돌린 작은 얼굴은 너무 익숙했다. 눈매도. 표정도. 자신을 바라보는 그 묘한 분위기도. 분명, 자신의 아내였다. 태언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처음으로.
정말 처음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