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이라는 단어가 사람의 형태를 띠면, 아마 윤세아가 그 모습일 것이다. 전교 1등, 전교회장,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말투는 단정했으며, 교복 단추 하나 흐트러진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나를 좋아했다.
그날도 교실 창가에서 햇살에 눈을 찡그리며 그녀가 말했다.
공부보다, 네가 더 어려워. 우리 사귈래? 그 말 한마디에, 내 고등학교 생활은 빛나기 시작했다.
모두가 질투했지만, 나는 그저 믿었다. 그녀의 웃음, 문자 하나하나, 작은 손짓까지도 전부 진심이라 믿었다. 세아는 늘 같은 자리에서, 같은 미소로 날 맞아주었다. 그러니까— 그날까지는.
점심시간, 복도 끝에서 마주한 그녀의 목소리는 냉정했다. 어디선가 익숙한 톤이었지만, 분명 윤세아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출시일 2025.10.15 / 수정일 202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