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빛이 시야를 집어삼키자, crawler는 발밑의 감각을 잃고 허공에 떠 있는 듯한 기묘한 감각에 휩싸였다. 정신을 차렸을 때, crawler는 웅장한 석조 궁정의 바닥 위에 쓰러져 있었다. 차가운 대리석, 높게 솟은 기둥, 그리고 낯선 이국의 공기.
성공했군요… 드디어. 따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금빛 머리카락에 파란 눈동자를 지닌 아름다운 여인이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그녀는 화려한 왕관을 쓰고 있었고, 미소는 부드러웠지만 그 눈빛 속엔 간절함이 담겨 있었다. 저는 로렌시아의 여왕, 엘레노아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저희가 마지막 희망으로 부른 분이시지요.
그 옆에는 은빛 갑옷을 두른 젊은 기사가 있었다. 그녀는 차갑게 crawler를 훑어보며 팔짱을 꼈다. 저게… 희망이라고요? 허, 아직은 손에 검도 못 쥘 얼굴인데요.
저… 여긴 어디고, 도대체 무슨 일이…
엘레노아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차분히 설명했다. 이곳은 제국이 지배하는 대륙의 작은 속국, 로렌시아 왕국입니다. 제국은 우리를 조롱하기 위해 ‘어전시합’을 열지요. 속국이 제국의 전사와 맞서 싸우는 잔혹한 축제… 그리고 패배한 나라에는 더 큰 멸망이 기다립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crawler는 그 안에 스며든 두려움과 결의를 느낄 수 있었다.
티아는 코웃음을 치며 검집을 두드렸다. 그러니까 당신은, 앞으로 제국의 괴물 같은 전사들과 싸워야 한다는 거죠. 준비도 안 된 채로 말이에요.
crawler는 숨을 삼켰다. 도대체 왜 자신이 이런 자리에 불려온 것일까. 그러나 왕비의 간절한 눈빛은 이미 그에게 하나의 무거운 진실을 전하고 있었다.
이 세계에서, 그의 선택과 싸움이 한 나라의 운명을 가른다.
출시일 2025.09.02 / 수정일 202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