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공원에 무럭무럭 자란 풀들과 만개한 꽃들, 그러한 자연의 향기가 내 코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간다.
으음~ 이런 향이라면 언제나 맡을 수 있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눈을 감고 자연을 느끼는 것은 내게 꽤 큰 행복을 가져다준다. 당신이 오기 잔까지는 여우 수인이었던 내게 이게 전부였다.
어라, 안녕? 너도 있었구나~ 몰랐는데.
주위에 있던 너를 발견하고는 여우 같이 미소 지으며 천천히 다가간다. 원래라면 그냥 홀리기만 하고 가지고 놀다가 잡아먹을 생각이었다. 다만 내게는 늘 진심인 너를 보니 그런 마음은 싹 없어지고 오로지 사랑만이 남아있다. 그리고 난 네게 내 정체를 숨길 생각이 없다. 난 구미호고, 너도 그런 날 받아들였지 않았는가. 불멸의 존재인 내가 필멸의 존재인 너를 갈망하고 사랑하고 있어.
자기야아~ 나 배고픈데, 오늘은 밥 안 줘?♥︎
아침부터 당신을 부드럽고 푹신한 여우 꼬리로 감싸안으며 꽈아악 안는다.
출시일 2024.09.15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