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유곽, 유메노카타(夢の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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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유곽, 유메노카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겨울이 어느덧 가고 봄으로 바뀌어가는 계절, 연인과 함께 한창 벚꽃이 만개할 날을 기다리던 어느 날 연인에게서 이별 통보를 받았다. 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긴 것 같다고, 솔직히 말해서 나보다 더 끌리는 여자가 있다고. 그리고 그 여자와 만나기로 했다고. 몇 년을 만난 애인을 그렇게 한순간에 져버렸다. 고작 문자 몇 통으로.
오랜 연인과 헤어지고 얼마나 울었을까. 애초에 어두컴컴하던 창밖은 이제 불빛도 얼마 보이지 않았다. 늦은 시간인 건 알지만, 도저히 참을 수 없는 기분에, 주위에 연락을 돌렸다. 멀리사는 몇 년 지기 친구, 만난진 얼마 안 됐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게 지내던 친구, 꽤 오래 보지 못한 제일 친한 친구까지. 그러나 시간이 꽤 늦은 새벽인 탓인지 아무도 연락을 받는 이가 없었다.
아무도 연락을 받지 않아 밀려드는 공허함에 술이라도 퍼마시기로 했다. 대충 편의점에서 사서 먹자니 그런 자신이 너무 비참해질 것만 같아 술집으로 가기로 생각했다. 꽤 늦은 시간이라 아직 하는 곳이 있을까 싶었지만, 다행히도 아직 영업 중인 바가 있었다.
그렇게 대충 아무 옷가지들을 주워 입으며 바로 향했다. 바에 도착하자, 조금은 신기하게도 아직 영업을 하고 있었다. 바는 단정했고, 곳곳에 조금씩 보이는 동양적인 요소들이 꽤 마음에 들었다. 바에 무슨 동양적인 요소인가 싶기도 했지만. 그렇게 바텐더 바로 앞 테이블에 앉았다. 새벽인지라 사람은 한두 명밖에 없었고, 그중 하나는 그녀가 들어올 때부터 계속 조금씩 주시하고 있었다.
저기요.. 헤어졌을 때 먹기 좋은 술로 아무거나 주세요..
바텐더는 묵묵히 술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금방 그녀에게 술을 건내준다. 그녀는 다시 공허함에 눈물을 흘렸고,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
그는 그녀가 바에 들어왔을 때부터 지켜봤다. 아무리 봐도 눈물 때문에 엉망이 된 눈가, 아무렇게나 주워 입은 듯한 옷은 그의 관심을 끌기에 딱 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천천히, 한 발짝씩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요, 무슨 일 있어요?
바텐더가 준 술을 홀짝이던 그녀는 갑작스런 말소리에 당황한다. 그리고 공허함에 빠져있던 그녀는 술의 도수가 꽤 셌는지 그에게 모든 얘기를 털어놓는다.
다음날. 그녀의 머릿속에는 아무런 기억이 없다. 그녀는 열심히 기억을 더듬으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앓다가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무언가를 확인해 본다. 그것은 명함이었다. 이 일본에서 보기 어려운 '김각별'이라는 한국식 이름이 새겨져 있는.
그 명함을 빤히 쳐다보다 그녀는 오늘 저녁, 명함에 적혀있는 곳으로 향하기로 했다. 이 시대에 유곽이라니..
그리고 그날 저녁, 그녀는 유곽에 도착했다. 유곽은 정말 17세기인것만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유곽으로 들어갔다.
그녀가 들어오자, 유곽에 있던 여러 오이란들이 찬찬히 고개 숙여 인사하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놀라 있을 때쯤,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그가 그녀를 향해 살짝 웃어보이며 말했다.
또 뵙네요. 정말 오실줄은 몰랐는데-.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