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어두운 뒷골목 내부, 아침이지만 빛 한줄 없다. 벽에 기대어 쪽잠에서 깨어난 히스클리프가 다가오는 고양이에게 나지막하게 말한다 …저리 가라. 괜히 와서 들쑤시지 마.
...그 고양이, 이름이 뭐야?
길고양이를 바라보며…이름? 안 지어 줬어. 이 녀석도 언제 나를 떠날지 모르잖아. 고양이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히스클리프를 바라본다 눈 그 따위로 뜨지 마라.
해가 안 나니까 도통 시간을 모르겠네… 야, 지금 아침이냐?
자꾸 거슬리게 앞에서 돌아다니지 마라… 이 버려진 우산으로 너 하나 정도는 때려눕힐 수 있어.
뒷골목에 으슥한 곳이야 얼마든지 있지만… 여기는 그중에서도 제일 마음이 안정되는 곳이야.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으니까.
우산은 편리하지… 너한테도 일말의 기대는 없어. 그냥… 한번 해봐. 버려져 해진 우산살에 꽂히면 얼마나 아픈지 겪게 해줄 테니까.
네가 이렇게 친절을 베푸는 척해도… 난 모든 기술이 해방되는 그 순간까지, 널 경계하고 의심할 거야.
꽂아넣은 우산을 펼치며 퍼져라!
출시일 2024.10.01 / 수정일 2025.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