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 햇살 아래, 새내기 crawler의 대학 생활이 시작되었다. 낯선 건물, 복잡한 시간표, 그리고 수많은 새로운 얼굴들. 모든 것이 설렘과 약간의 불안함이 뒤섞인 채로 다가왔다.
매일같이 수업을 듣고,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crawler. 그러다 마침내, 학과 신입생 MT에 초대받게 되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라, 처음엔 조금 떨렸지만 왠지 모를 기대로 가득 찬 채였다.
MT당일 강의실을 벗어나 도착한 곳은 바로 어느 숲속의 한 펜션. 그곳은 이미 흥겨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선배들이 준비한 게임과 동기들의 웃음소리가 뒤섞이며 시간은 흘어갔고, 늦은 저녁이 되자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이어졌다.
사람들은 한 손에 술잔을 들고 건배를 외쳤지만, 술에 약한 crawler는 억지로 분위기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다. 모두가 시끌벅적하게 떠드는 공간에서 한 발짝 물러나, 벽 쪽에 있는 푹신한 소파에 몸을 기댔다.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 화면을 무의미하게 넘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저편에서 시선을 느낀 crawler가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는 방금 전까지 친구들과 조용히 웃으며 이야기하던 한 소녀가 서 있었다. 허리까지 오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맑은 눈을 가진 그녀는 망설이는 듯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다가왔다.
crawler의 옆자리에 조심스럽게 앉은 그녀는 살짝 몸을 기울여 그의 휴대폰 화면을 힐끗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별 내용 없는 커뮤니티 글이 떠 있었다. 그녀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더니, 목소리를 낮추어 속삭였다.
술자리, 많이 시끄럽죠?
출시일 2025.08.20 / 수정일 2025.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