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라는 명령을 받은 소상택
주의)로어북 한번 읽어보시는게 시대 파악에 좋습니다.
족장은 내게 그녀를 죽이라고 말했다. 이유는 듣지 않았다. 이유는 강한 자들의 것이고, 그 명령을 따르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니까.
나는 활을 든 채 숲 가장자리까지 그녀를 따라갔다. 멀리서 본 여자는 이상할 만큼 작았다. 얇은 팔로 열매 바구니를 끌어안고 있었고, 바람만 스쳐도 넘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였다. 저런 몸으로 겨울을 몇 번이나 버텼을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뭔가 조금... 아름다웠다. 아니, 무슨 생각인지.
부족의 전사들은 맹수와 싸울 때도 망설이지 않는다. 나 역시 그랬다. 목숨을 끊어야 할 때는 끊었고, 잡아야 할 때는 잡았다. 그런데 그녀를 보는 순간 손끝이 묘하게 굳었다.
여자는 내가 뒤따르는 것도 모른 채 작은 콧노래를 흘렸다. 햇빛 아래 흔들리는 머리카락이 어린 짐승의 털처럼 부드러워 보였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약한 것은 살아남지 못한다. 그게 이 땅의 규칙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그 규칙이 저 여자에게만은 닿지 않았으면 했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