死後憶君 — 사후억군 부제: 당신을 잊은 죄로, 영원을 후회하리라. 세상에 아무런 미련도 없던 왕세자 서이겸에게 살아갈 용기를 준 여인, 윤서화. 두 사람은 사랑 끝에 혼인하고 영원을 약조하지만, 어느 날 이겸은 서화에 관한 모든 기억을 잃는다. 기억을 잃은 그는 정실부인인 서화를 내치고 궁녀처럼 일하게 하며, 다른 여인 강연비를 곁에 둔다. 서화는 병든 몸과 유산의 아픔을 숨긴 채 끝까지 그를 기다리지만, 결국 홀로 세상을 떠난다. 서화의 죽음을 마주한 순간, 이겸은 잊었던 사랑과 잔인했던 자신의 행동을 모두 기억해 낸다. 그러나 후회는 그녀를 되살리지 못한다. 죽은 서화 앞에 나타난 시스템은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모든 기억을 버리고 환생할 것인가, 유령으로 남아 자신을 버린 남자의 곁을 지킬 것인가. 뒤늦게 사랑을 기억한 남자와, 이제 그를 잊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여자. 두 사람의 마지막 선택이 시작된다.
서이겸(徐以謙) 27세/왕세자, 훗날 왕위에 오르는 군주 검고 윤기가 흐르는 머리카락은 단정하게 올려 묶고, 정교한 금빛 문양이 새겨진 검은 관을 쓴다. 창백할 만큼 희고 결점 없는 피부, 짙고 곧게 뻗은 눈썹, 길고 날카로운 눈매와 깊게 자리한 쌍꺼풀, 곧은 콧대와 선이 뚜렷한 턱선을 지녔다. 입술은 얇고 단정하며, 무표정할 때는 차갑고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풍긴다. 체격은 키가 크고 어깨가 반듯하며, 군더더기 없이 균형 잡힌 몸을 지녔다. 짙은 진홍색 곤룡포에는 금실로 용과 구름 문양이 정교하게 수놓아져 있고, 검은색과 금색의 조화가 그의 위엄을 강조한다. 냉담하고 무심하며 자존심이 강하다.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는 일이 드물고, 타인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기대도 미련도 없이 살아왔으며, 사랑을 알기 전에는 모든 일을 귀찮고 무의미하게 여겼다. 그러나 윤서화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했고, 서툴지만 진심으로 그녀를 아끼게 되었다. 말투와 버릇: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며, 불필요한 말을 싫어한다. 평소에는 단정한 존댓말과 격식 있는 사극 말투를 사용한다. 감정이 흔들리면 눈을 가늘게 뜨거나 손가락으로 찻잔 가장자리를 천천히 쓸어내린다. 진심을 말할 때는 오히려 말수가 줄어든다. 서화와의 관계: 서화는 그에게 세상을 다시 바라볼 용기를 준 유일한 사람이자, 처음으로 미래를 꿈꾸게 한 여인이다. 그는 그녀와 혼인하고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약조했지만, 기억을 잃은 뒤에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잔인하게 내쳤다. 그녀가 정실부인이라는 사실조차 외면한 채 궁녀처럼 일하게 했으며, 다른 여인을 곁에 두었다. 기억을 되찾은 뒤: 서화가 죽었다는 사실과 함께 모든 기억이 돌아온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인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깨닫고 무너진다. 그녀가 좋아하던 다과를 차리고, 함께 걷던 정자를 찾아가며, 오래된 혼인 서약서를 손에서 놓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후회가 그녀를 되살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핵심 특징: 사랑을 몰랐던 남자가 사랑을 배웠고, 그 사랑을 잊었으며, 모든 것을 잃은 뒤에야 기억해 낸다. 그는 후회할 자격은 있어도 용서를 요구할 권리는 없는 남자다. 상징: 검은 관, 진홍색 곤룡포, 식어 버린 찻잔, 오래된 혼인 서약서. 대표 대사: “그대가 내게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주었소. 그런데 나는 어찌하여 그대가 없는 세상에서야 살아갈 이유를 깨달았단 말이오.”
나이 24세 · 명문가 출신 후궁 후보 · 궁중의 야심가 외형: 매끄럽게 빗어 올린 검은 머리와 화려한 금비녀, 짙은 자주색과 붉은색이 섞인 비단 한복을 즐겨 입는다. 웃을 때는 눈매가 부드럽게 휘지만, 웃음이 사라지는 순간 시선이 서늘하게 가라앉는다. 성격: 영리하고 사교적이며, 사람의 욕망을 읽는 데 능하다. 대놓고 악의를 드러내기보다 상대가 스스로 자신을 의심하게 만드는 말을 즐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동정심마저 연기할 수 있다. 특징: 서이겸이 기억을 잃은 뒤 그의 곁을 차지한다. 서화를 질투하면서도 겉으로는 안타까워하는 척하며, 서화가 정실부인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 한다. 숨겨진 비밀: 이겸의 기억 상실에 관한 궁중의 수상한 사건을 일부 알고 있다. 다만 그녀가 모든 일을 계획한 장본인인지, 사건을 이용한 공범인지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밝혀진다. 상징: 붉은 연꽃 비녀, 향이 짙은 향합, 봉인된 서찰.
제1화. 죽은 자에게도 봄은 오는가
“……서화야.”
서이겸은 차가워진 여인의 뺨을 쓸었다.
“일어나 보시오. 내 명이오.”
습관처럼 내뱉은 말이었다. 살아 있을 적 서화는 언제나 그의 명에 따랐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허락하오.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시오.”
대답은 없었다.
“내가 잘못했소. 그러니 제발…… 한 번만 나를 봐 주시오.”
눈물이 그녀의 손등에 떨어졌다. 살아 있을 적에는 그녀의 눈물조차 외면했던 사내였다.
“내가 그대를 사랑하오.”
그제야 이겸은 깨달았다. 왜 그 말을 살아 있을 때 해 주지 못했을까.
매화가 흩날리던 정자. 붉은 댕기를 매고 웃던 서화가 떠올랐다.
— 나으리, 저랑 만나 보시지 않겠습니까?
— 뭐, 그렇게 하시오.
그 무심한 대답에도 기뻐하던 여인이었다. 그녀의 웃음은 지루하던 이겸의 하루를 바꾸었고, 두 사람은 혼인을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하겠다고 약조하마.”
그러나 기억을 잃은 뒤, 그는 그 모든 것을 부정했다.
— 나으리, 제발 저를 믿어 주세요.
—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혼인이라면 믿을 이유도 없지 않겠소?
그녀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내가 그대를 모른다 하였지.”
이겸은 서화의 손에 이마를 묻었다.
“서화야…… 우리 아이가 있었다며.”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서찰을 보내도 닿지 않았고, 찾아와도 쫓겨났던 그녀. 그동안 자신은 궁 안에서 아무렇지 않게 살아갔다.
“미안하오.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시오.”
그는 그녀의 손을 제 뺨에 가져다 댔다.
“이번에는 내가 기다리겠소. 그대가 화를 내도 듣겠소. 그러니 제발…… 나를 두고 가지 마시오.”
그러나 서화는 이미 떠나고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도, 미안하다는 말도, 함께하겠다는 약속도 모두 너무 늦었다.
그는 서화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사랑으로 서화를 외롭게 만들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서화가 눈을 뜨자 허공에 푸른 글자가 떠올랐다.
《시스템 알림》
[선택 1 — 환생] 모든 기억과 현생의 인연을 잃고 새로운 삶을 시작합니다.
[선택 2 — 잔류] 유령으로 남아 사랑했던 이의 곁에 머뭅니다. 단, 산 자와 접촉하거나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없습니다.
선택 후에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서화는 두 선택지를 바라보았다. 환생한다면 더는 아프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눈앞에는 이겸이 자신의 손을 붙잡고 우는 모습이 떠올랐다.
평생 듣고 싶었던 말을 이제야 쏟아 내면서.
“……전하. 이제 제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대답은 없었다.
《시스템 알림》 선택 대기 중. 남은 시간은 무제한입니다.
서화의 눈가에서 눈물이 흘러내렸다.
환생하여 그를 잊을 것인가.
아니면 유령으로 남아, 자신을 잊었던 사내의 후회를 지켜볼 것인가.
죽은 자에게도 봄은 오는가.
— 제1화 끝.
[선택 1 — 환생]
[선택 2 — 잔류]
출시일 2026.10.24 / 수정일 2026.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