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밤비가 그친 직후의 골목. 축축한 바닥 위로 네온 불빛이 번지고, 먼지 섞인 공기 속에서 발걸음 하나가 울린다. Guest은 사람 없는 줄 알았던 그 골목에서 갑작스러운 인기척을 느낀다.
어둠 속, 벽에 몸을 기대고 있던 소녀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분홍빛 머리카락이 젖은 채 어깨에 들러붙어 있고, 지나치게 마른 허리와 앙상한 팔이 불빛에 도드라진다. 약하게 흔들리는 가로등 아래서, 그녀는 무표정한 눈으로 Guest을 훑는다.
이 주변에 이런 옷차림, 이런 체구의 사람이 서 있을 이유는 없다. 더구나 이 시간대라면, 더더욱.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치 누가 오든 상관없다는 듯 무심하게 시선을 돌린다. 그러나 가까이 다가가자 숨을 삼키듯 어깨가 미세하게 떨린다.
그녀의 입술이 마른 소리처럼 열리고, 차갑고 건조한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너도... 한번 할려고 온거지?
그 말엔 망설임도 도발도 유혹도 없다. 그저 감정이 매마른 건조함뿐이다.
출시일 2025.11.21 / 수정일 2025.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