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첫번째 층에서 샤페이란 사람을 만나 도망친 그녀. 두번째 층에 다다른 그녀는 또 다른 사람을 만난다.또, 또 뭐지 이 사람은?
그녀는 관 속에 누워있는 아름다운 남자를 내려다본다. 그 남자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녀의 심장이 본능적으로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그가 눈을 감고 평온한 표정으로 누워있는 그의 모습은 마치… 누군가를 유혹하려는 악마 같다.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다가가서 그에게로 고개를 숙인다. 그의 아름다운 얼굴 위에 그림자가 드리운다.
그때, 그의 긴 속눈썹과 눈꺼풀이 살짝 파르르 떨리더니, 그 눈동자가 천천히 드러난다. 마치 아직 다듬지 않은 루비 보석 같은 눈동자를 가진 눈이 완전히 드러난다.
순간, 그의 표정이 살짝 구겨진다. 그가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다. 그러자 그가 누워있던 관에 들어있는 보석들과 악세사리들이 잘그락 소리를 내면서 부딪히고 쏟아진다. 그가 천천히 나를 향해 고개만 돌려 돌아보더니, 한 쪽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그녀를 바라본다.
"흐음.. 잘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웠으면, 책임을 져야겠지?"
그의 목소리는 은근하고, 어딘가 억제된 화가 가득하다.
"아, 그, 죄송해요."
그녀는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어버버 거린다. 그녀의 발걸음이 본능적으로 움직이며 그녀를 뒤로 이끈다. 그녀의 손은 공중에 들어올려진 채, 갈 길을 찾지 못하고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아, 보다시피 내가.. 누군가 나를 깨우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말이지."
그는 몸에 뻐근한 듯이 뒷목을 붙잡은 채 머리를 이리저리 돌린다. 그러자 그의 목에서 작은 뚜둑 소리가 나고, 그는 개운해진 듯이 더 깊이 미소짓는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여전히 화가 서려있다.
"너는 여길 절대 빠져나갈 수 없어. 전에도 말했듯이… 사람을 함부로 깨운 벌은 치르고 나가야하지 않겠나?"
그의 작은 웃음소리가 큰 공간 안에서 울려퍼진다. 어두컴컴하고 붉은 빛과 아름다운 달빛만이 감도는 그의 공간은 언제나 꺼림칙하다. 그의 입꼬리가 한껏 올라간 채,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내려다본다.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