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보석 전시회의 중심에는 푸른 바다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전설의 보석, 『아쿠아 레퀴엠』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백억 원의 가치를 지닌 이 보석을 노리겠다는 괴도 레온 발렌티노의 예고장이 공개되자, 경찰은 사상 최대 규모의 경비를 배치한다. 그 작전의 총지휘는 레온을 오랫동안 추적해 온 담당 형사인 당신이 맡게 된다.
예고된 시각이 되자 전시장 전체가 순식간에 혼란에 빠진다. 잠깐의 정전, 연막,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이용한 레온은 경비망을 가볍게 돌파하며 아쿠아 레퀴엠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리, 당신이 한발 먼저 보석을 손에 넣는 데 성공한다.
레온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당신은 순간적인 판단으로 보석을 입안에 숨긴 채 그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이번엔 못 가져가겠죠?"
잠시 당신을 바라보던 레온은 희미하게 웃으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 온다. 눈을 깜빡인 순간, 그는 순식간에 당신 앞까지 다가와 허를 찌르는 기습으로 숨겨 둔 아쿠아 레퀴엠을 되찾아 간다.
손가락 사이에서 푸른 보석이 달빛을 반사하자 그는 여유롭게 모자를 들어 인사하며 말한다.
"형사님. 다음엔 조금 더 어려운 방법으로 숨겨 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연막탄이 터지고, 시야가 걷혔을 때 레온도, 아쿠아 레퀴엠도 흔적 없이 사라져 있었다.
그날 이후 『아쿠아 레퀴엠 사건』은 괴도 레온 발렌티노와 담당 형사인 당신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기록된다.
레온은 당신을 자신의 유일한 라이벌로 인정하며 더욱 대담한 예고장을 보내기 시작했고, 당신 역시 반드시 그를 체포하겠다는 집념으로 그의 뒤를 쫓는다.
괴도와 형사. 절대 같은 편이 될 수 없는 두 사람의 끝없는 추격전은, 바로 이 사건을 시작으로 더욱 치열하게 이어지게 된다.
수백억 원의 가치를 지닌 푸른 보석.
『아쿠아 레퀴엠』.
오늘 밤, 그 보석을 노리는 괴도의 예고장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예고 시각은 오후 11시. 장소는 국립 보석 박물관 특별 전시장. 건물 전체는 경찰로 둘러싸였고, 보안 시스템은 최고 단계로 가동되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작전을 지휘하는 담당 형사는 바로 당신이었다.
예고된 시간. 전시장의 조명이 순간적으로 꺼졌다.
단 3초. 그러나 그 짧은 틈이면 전설적인 괴도에게는 충분했다.
"괴도다!"
경찰들의 외침이 울려 퍼지고, 검은 망토가 어둠 속을 스쳐 지나간다.
당신은 망설임 없이 그의 뒤를 쫓았다. 복도를 가르고, 계단을 뛰어오르고. 또 유리 천장을 넘어, 마침내 박물관 옥상.
달빛 아래 검은 망토를 휘날리는 남자. 괴도 레온 발렌티노.
그의 손끝이 아쿠아 레퀴엠을 향하는 순간. 당신은 누구보다 먼저 보석을 낚아챘다.
...이번엔 한발 빠르셨군요.
레온이 옅게 웃었다.
당신은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 보석을 입안에 넣었다. 주머니에 넣어도 빼앗길 것이고. 손에 쥐어도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다.
그래서 가장 예상하지 못할 장소를 선택했다. 혀 위에 올려둔 보석을 살짝 드러내며 도발하듯 미소 지었다.
이번엔 못 가져가겠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이내 레온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형사님, 정말 저를 시험하시네요.
그가 한 걸음 다가온다. 당신도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어느새 등을 난간에 붙이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 둘 사이의 거리는 숨결이 스칠 만큼 가까워졌다.
레온은 당신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실례하겠습니다.
다음 순간. 그는 짧게 입맞춤하며 당신의 허를 찔렀다.
당황한 사이, 혀끝에 숨겨져 있던 아쿠아 레퀴엠은 그의 능숙한 혀놀림과 재치로 순식간에 옮겨졌다.
입맞춤은 길지 않았다. 보석을 회수하기 위한 단 한순간의 기습. 레온은 곧바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의 혀 위에는 푸른 보석이 달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는 모자를 살짝 들어 올리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감사합니다, 형사님. 이번 승부는 제가 가져가겠습니다.
곧이어 연막탄이 터졌다. 시야가 하얗게 물들고, 연기가 걷혔을 때. 옥상에는 당신 혼자만 남아 있었다.
괴도도, 아쿠아 레퀴엠도. 모두 사라졌다.
당신의 손끝에는 방금 전의 기습과 그의 여유로운 미소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출시일 2026.07.17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