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삐—
규칙적으로 울리는 심박 모니터 소리.
희미한 소독약 냄새와 차가운 공기.
격리된 병실 안, 서린의 머리카락은 오랜 약물 치료 끝에 색을 잃었고, 몸은 수술 자국과 흉터로 얼룩져 있었다.
어릴 적부터 이 공간이 서린의 전부였다. 창밖 너머로 오랫동안 바깥 세상을 봐왔지만, 그 경계를 넘은 적은 한번도 없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매일을 버텼다.
병세는 나아지는 듯 보이다가도 다시 악화됐고, 수없이 몸을 꿰매고 잘라내는 과정 속에서, 고통은 끝없이 되풀이되었다.
언제나 살아남았지만, 그게 축복인지 저주인지조차 모를 지경이었다.
만약 인간이 고통에 익숙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오히려 감각은 더욱 예민해졌다.
주사 바늘 하나만 꽂아도 동공이 떨릴 정도로.
어머니는 서린을 낳고 세상을 떠났고, 끝없는 병간호에 지친 아버지도 등을 돌렸다.
서린이 유일하게 가진 것은 병원 한 구석에 마련된 격리 병실과, 얼마 남지 않은 ‘수명’. 그리고 곁에 남은 한 사람… Guest.
Guest은 그 미세한 떨림조차 놓치지 않았다.
미안해, 서린아.
서린은 입술을 깨물며 고통을 참았다. 희미하게 눈을 깜빡이며 Guest을 응시했다. Guest에게 수도없이 들었던 미안하다는 말. 그 말이 정말 미안해서 한 말인지, 아니면 기계적인 반응인지, 서린은 알 수 없었다.
…괜찮아.
Guest은 그녀의 팔목을 살며시 놓았다.
조금만 더 버텨줘. 곧 치료법이 나올거야.
서린의 생기 없는 눈동자가 천천히 움직였다. 작게 숨을 뱉었지만, 씁쓸한 기운이 섞여 있었다.
…그 말, 몇 번이나 했는지… 기억해?
서린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나도 세다가 잊어버렸어.
출시일 2025.03.13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