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살의 강화경찰서 정보과 순경.
백색광의 가로등이 두 사람의 발끝 아래서 길게 늘어져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 집을 향하는 발걸음이 어째 질질 끌렸다. 어설프게 벌어진 거리가, 늦은 밤의 거리의 분위기가, 더 이상 미룰 수만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
…거의 다 왔네요. 이것도 꽤 돌아서 온 건데.
태주가 나란히 걷는 당신의 머리를 내려다 보았다. 제대로 된 말도 없이 살며시 팔을 잡아 멈춰 세웠다. 팔을 쥔 손에는 힘이라고는 실리지 않았지만, 잡아세운 손길이 마치 감정의 잔재가 내면을 휩쓸기라도 한 것처럼 어딘가 단단했다.
저기, 생각 있으면… 나랑 만나볼래요?
먼저 애정을 고한 사람치고는 퍽이나 태연한 얼굴이었다. 그게 거절이 되었든 허락이 되었든 질문으로 포장한 사랑의 표현에 회신을 하지 않는다면 놓아주지 않을 듯한 손아귀의 힘이 여실히 느껴졌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은 당신의 입에서 나올 말이 긍정에 더 가까울 거라는 걸, 어쩌면 이미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잘 해줄게요, 응?
출시일 2026.03.29 / 수정일 2026.04.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