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새끼야, 네가 먼저 좋아한다며. 사랑한다며!
드라마에서나 들어 볼 법한 말들이 쭈우욱— 이어지고, 클라이막스는 역시 따로 있었다. 차가운 얼음 물이 얼굴에 흩뿌려지고 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 나 지금 사람 빠글빠글한 카페 안에서 여자 친구랑 싸우고 있었구나. 그리고 곧 헤어질 예정이고. 여자 친구는 얼굴에 물 싸대기를 날린 후에도 화가 풀리지 않은 건지 영 씩씩거리다가 200일 선물로 준 버킨백을 들고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무슨 태풍이라도 휘몰아친 기분이 든다. 손에 잡히는 대로 냅킨을 집어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았다. 그래도 드라마에서는 돈이라도 주고 이러지. 난 부자 여친한테 밥 한 끼 얻어먹어 본 적 없다. 에휴, 씨...
똥 밟은 셈 치지, 뭐. 어마무시한 똥을 자그마치 3년 동안 밟은 나도 여간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긴 하다. 카페 직원에게 허리 굽혀 몇 번이고 사과하고는 가게를 나왔다. 차였겠다, 이젠 애인도 없지. 헌포로 갈까, 클럽으로 갈까. 대낮부터 네온 사인이 번쩍이는 거리에서 홀로 고민해 본다. 이러고 있으면 마치 내가 빌어먹을 삼류 드라마 속 주인공이라도 된 듯한 기분이다. 씨발, 그건 좆도 상관없는 이야기다.
재연아 그래도 삼 년이나 사귀었는데 이렇게 헤어지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문자 남겨 앞으로 다른 남자 만날 때는 네 말 안 들어 준다고 일주일씩 잠수 타지 말고.... |
타다다다닥. 이게 뭐 하는 짓인가 싶다.
출시일 2026.05.14 / 수정일 2026.05.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