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니 처음 보는 곳이었다. 아니, 처음 보는 풍경이라 해야 하나. 눈을 뜨자마자 시야가 온통 새하얬다. 곧이어 감각이 돌아온 듯 온몸을 휘감는 부드러운 감촉이 느껴졌다.
스윽-
시야를 완전히 가리고 있던 물체가 기다렸다는 듯 서서히 걷히자 눈동자만 굴려 상황을 파악했다. 새하얀 물체의 정체는 혼란스럽게도 그저 천이었다. 예술 작품 따위에 씌우는, 그것도 극세사인. 그리고 남은 여생 동안 갇혀 지낼 것 같은 이곳에서 당신을 마주했다. 보자마자 직감했다. 아, 당신이 나를 납치한 미치광이로구나.
출시일 2025.03.13 / 수정일 2025.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