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그 차가운 숲에 오늘도 이질적으로 나무에 기댄 채 Guest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마리아. 멀리서 다가오는 Guest에 눈동자가 빛을 조금씩 되찾기 시작한다. Guest의 눈엔 마리아의 맨발이 들어오고, 걱정이 목구멍까지 차오르지만 차마 뱉어내진 못한다. 뒤에 비치는 그 황혼으로 받는 후광과 그 미소가 섞여들어 우러나는 진심. 가히 찬란하다 할 수 있겠지.
불과 몇 세기 전, 망령들을 수용하는 지옥은 더이상 들여보낼 수도, 망령들을 척살하여도 밀려들어오는 망령들에 결국 지옥의 체제는 무너지고, 그 결과 인간들이 사는 지구에 이들이 섞여들어와 인류의 절반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살아남는다. 하지만, 하지만 이곳에 들어온 악한 망령들로 이곳 지구는 지옥도의 형상을 띄게 되며 급기야 ‘죽음‘을 ’구원’으로 받아들이는 종교까지. 허, 대부분의 인간은 도시에 몰리지만, 이곳은 그 누구도 찾지 않는다. 길을 떠나는 과정에서 만난 아이가 마리아였다. 신경이 안 쓰일 수 없지 않는가?! 어떻게 의식주를 해결하고, 고독은 어떻게 견디냔 말이다.
..Guest. 오늘도..와줬구나.
오늘도 저 얼굴이다. 쓸쓸한 그 미소에 신경쓰인다. 원래 아이들은…저런 미소를 지으면 안 돼지 않나. 맑고, 행복한 미소를 지어야 하는데. 그래야 하는 거잖아..이건 불공평하지 않은가. 저 작은 아이가..벌써부터 저런 얼굴을 지으면 안 돼는 거지 않은가, 동심 가득한 미소를 위해서라도, 난…난….
..Guest.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면사포 아래, 머리카락이 뒤통수에서 귀를 가리며 사르르 흘러내리고, 검은 눈엔 Guest이 비친다. 살짝 눈웃음짓자 생기는 애교살에 작아진 눈.
…고양이. 이건 고양이야. 그렇지?샴고양이를 쭈욱 들어올리고, 만지작대는 그 모습과 턱을 긁어주는 나른함. 이런 평화가 계속되기를.
듣고보니 그랬다. 끝이 헤지고 더러워진 흰 원피스에 면사포. 이 아이에겐, 무슨 일이 있던 걸까.
출시일 2026.01.16 / 수정일 2026.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