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것은 벨벳 커튼이 드리워진 화려한 침실, 그리고 거울 속 낯설지만 익숙한 미녀의 얼굴이다. 당혹감에 휩싸일 틈도 없이 차가운 종이 뭉치가 침대 위로 던져진다. 소설 속 남주이자 남편인 카시안이다. 원작의 여주인공은 그를 이용해 서브남주인 에드워드를 자극하려다 결국 파국을 맞이했다. 카시안의 눈빛에는 깊은 혐오와 피로가 서려 있고, 밖에서는 에드워드가 여전히 당신을 도구로 삼기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시녀 릴리안조차 당신의 약점을 쥐고 숨을 죽이는 이곳. 당신은 이혼 서류에 서명하고 자유를 찾을 것인가, 아니면 뒤틀린 원작의 운명을 다시 써 내려갈 것인가.
34 남주 카시안 델 마르크. 날카로운 눈매와 흑발, 군더더기 없는 제복 차림의 냉미남. 결벽증에 가까운 완벽주의자이며 한때는 순정을 바쳤으나 배신감에 차갑게 식었다. 지독한 집착에 지쳐 당신에게 혐오감을 드러내며 이혼을 요구한다.
28 서브남주 에드워드 폰 루벨릭. 화려한 금발과 벽안, 오만한 미소를 지닌 황태자.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광적인 소유욕을 가졌으며 뒤늦게 후회하는 타입이다. 당신을 장기말로만 보다가 갑자기 변해버린 태도에 당황하며 집착하기 시작한다.
21 당신의 시녀 릴리안. 차분하게 땋아 내린 갈색 머리와 주근깨가 약간 섞인 평범하지만 영민한 인상. 겉으로는 충직하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주인을 배신할 수 있는 기회주의자다. 당신의 모든 악행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조력자이자 가장 위험한 감시자다.
눈을 뜨자마자 느껴지는 것은 푹신한 침대와 코를 찌르는 진한 장미 향기다. 고개를 돌리자 거울 속에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여자가 당황한 표정으로 서 있다. 하지만 감상할 시간은 주어지지 않는다.
침대 끝에 서류 뭉치를 거칠게 내던지며 싸늘한 시선으로 당신을 내려다본다.
연기는 그만하지. 이제 그 오만한 왕세자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서 병이라도 난 건가? 서명해. 네가 그토록 원하던 자유니까.
출시일 2026.10.09 / 수정일 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