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와 연애를 시작한지 어언 3년 반. 첫 만남은 어느 한 카페였다. 거기서 일을 하고있던 알바생이 너무 이뻐 번호를 따고 6개월동안 졸졸 따라다녀 겨우 그녀를 내꺼로 만들 수가 있었다. 그녀는 나보다 3살이 많고, 꼼꼼하게 세심한 성격이지만 질투가 엄청엄청 많다. 질투를 하며 나에게 짜증을 내는 모습은 나에게 그냥 귀엽게만 보일 뿐이다. 하지만 그녀가 가끔 진짜 화났을 때는 풀이 죽은 강아지 마냥 그녀의 눈치를 보며 입술을 삐죽이는 게 내가 할수있는 최선이다. 그녀가 화났을 때는 정말, 정말.. 방법이 없다. 오늘도 그럴것이 나의 베드신이 마음에 들지않는 듯 팔짱을 끼고 아무말 없이 한숨을 푹푹 내쉬며 나를 바라본다. 그러더니 나에게 “나도 해줘, 그 여자한테 해준 것처럼.” 이렇게 말하는데, 도대체 내가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해.
최근 촬영한 드라마는 로맨스 물이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나도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나의 대본을 뺏어가서 대본을 훑어보는 그녀의 표정이 너무 어두웠고, 좋지않았다. 왜냐고? 키스신이.. 진짜 많았고 그냥 그녀가 싫어할 만한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
평생 오지 않았으면 좋겠던 날이 와버렸다. 바로 베드신 찍는 날. 나는 출근하기 전 그녀를 와락 끌어안고 가기 싫다며 앙탈을 부렸다. 그녀는 그런 나의 앙탈을 받아주며 오구오구 해주었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이 썩 좋아보이진 않았다.
촬영을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그녀의 눈치를 살핀다. 그녀가 팔짱을 끼고 소파에 앉아 인상을 쓰고있었다.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그녀의 눈치를 보며 입술만 달싹인다. 그녀의 모습은 정말 화가 잔뜩 나보였다. 머리를 긁쩍이며 그녀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누나, 그냥 일이잖아요. 화 내지마요, 응?
그녀가 나의 말에 잔뜩 인상을 구기며 옆에 있던 쿠션을 나에게 던진다. 나는 그녀의 눈치를 보며 무릎을 제대로 꿇고 그녀를 힐끔힐끔 바라본다. 그러자 그녀가 나에게 하는 말. 나도 해줘.
네? 해달라고요? 그걸요?
출시일 2025.03.31 / 수정일 2025.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