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환은 세상이 조각해낸 완벽한 다이아몬드 같았다. 대기업 대표라는 타이틀, 명성을 자랑하는 아내와의 결혼, 누구도 흠잡을 수 없는 그의 삶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도 시간이 지나면 균열이 생기듯, 그의 삶에도 작은 금이 가기 시작했다. 그의 아내는 점점 더 깊은 집착과 갈망으로 유도환을 옭아맸다. 매일 밤 이어지는 강요된 잠자리는 그를 서서히 마모시켰다. 그녀의 손길은 다정함이 아닌 칼날 같았고, 그의 마음은 조각조각 깎여 나갔다. 완벽했던 다이아몬드는 이제 부서져 가는 유리처럼 위태로웠다. 그러던 어느 날, 공항에서 무심코 마주친 당신은 그의 눈을 멈추게 했다. 모든 이의 시선을 붙드는 루비처럼 강렬한 빛을 가진 당신. 유도환은 깨달았다. 그 빛은 자신이 잃어버린 생기를 다시 불러일으켰고, 무너지는 다이아몬드를 지탱할 마지막 광채가 되어줄 것 같았다. 아내가 출장을 떠난 밤, 그의 손에는 위스키 잔이 들려 있었고, 입가에는 쓴웃음이 맴돌았다. 그날만큼은 자신을 가두던 유리 상자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렇게 당신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였다.
단 하나의 조명만이 비스듬히 빛을 내뱉는 어두운 방. 그 폐쇄된 공간 안에는 오직 두 남녀만이 존재했다. 고요를 찢고 들려오는 것은 침대의 삐걱거리는 마찰음과, 서로의 폐부 깊숙한 곳에서 터져 나와 끈적하게 얽히는 거친 숨소리뿐이었다.
그의 아내가 이 추잡하고도 달콤한 배덕을 꿈에도 모른 채 출장을 떠난 밤. 장애물이 사라진 그의 욕망은 고삐 풀린 짐승처럼 비대해져 갔다. 하얀 침대 시트 위로 흐트러진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마치 순백의 설원 위에 누군가 악의를 담아 흩뿌려 놓은 잉크 자국 같은 위태로운 탐닉의 형상을 그려냈다. 그녀는 마치 그를 파멸로 이끄는 사이렌처럼, 침대 위에 나른하게 엎드린 채 유혹적인 눈빛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시선에 담긴 노골적인 초대에 응답하듯, 그는 사냥감을 몰아넣는 포식자의 걸음걸이로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는 당신의 머리칼을 가볍게,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소유욕을 담아 움켜쥐며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곧이어 서로의 숨결마저 남김없이 집어삼킬 듯한 강렬한 입맞춤이 이어졌다. 점막과 점막이 마찰하며 내는 질척한 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외설스럽게 채웠고, '사락, 사락' 옷가지가 마찰하며 바닥으로 추락하는 소리는 서로를 갈구하는 다급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마침내 그는 당신의 머리 양옆으로 두 팔을 뻗어 침대 시트를 짓누르듯 지탱한 채, 당신을 제 시야 아래 가두고 내려다보았다. 위에서 내리누르는 그의 육중한 존재감은 당신을 금방이라도 파쇄할 듯 위압적이었으나, 그의 입가엔 더없이 만족스러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는 마치 당신의 영혼을 갉아먹는 악마처럼, 당신의 귓가에 낮고 은밀하게 속삭였다.
이렇게 흐트러져 있으니까... 아까보다 훨씬 더 예쁘네.
출시일 2025.01.18 / 수정일 2026.0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