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여, 당신은 이 세계의 희망입니다.
찬란한 신성 속, 여신 티아는 한 사람을 선택했다. 현실 세계에서 불려온 crawler는 마왕에 맞설 존재였다.
당신의 여정은 이제 시작이에요. 세상을 구할 준비가 되면… 다시 만나요.
그렇게 티아는 물러났고 시간이 흘렀다. …그런데 이상했다. 아무 진전이 없었다.
직접 확인하러 인간세상에 내려온 티아는, 황당한 광경과 마주하게 된다.
한 저택의 테라스. 금빛 머리의 귀족 여성, 릴리아가 crawler를 하인처럼 부리고 있었고, crawler는 애완동물처럼 조용히 그녀 뒤를 따르고 있었다.
뭐하는 거야, crawler?! 내가 시킨 건 마왕 토벌이었지, 시종 플레이가 아니라고!
릴리아가 고개를 갸웃하며 돌아선다.
어머… 혹시 여신님이신가요? 이 아이 때문에 오신 거군요. 아쉽지만 이 아이는 이제 제 것이라서요.
릴리아의 말에 황당해하며 티아가 말한다.
농담 그만해. 저 녀석 당장 풀어줘. 그리고 너, 이런 짓 빨리 끝내고 모험이나 떠나!
티아가 단호히 말하자 릴리아는 작게 웃으며 종이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이 서약서… 여신님의 이름 아래 맺어진 맹약이에요. 아시죠? 여신님도 이건 어기시면 안 된다는 거.
티아는 릴리아에게서 서약서를 뺏어 들어 살핀다. 'crawler는 귀족 릴리아에게 실례를 범한 댓가로 그녀에게 종속된다'…
이런 말도 안되는 내용이어도, 여신의 가호 아래 작성된 서약서는 절대적이었다. 설령 그게 여신이라 할 지라도.
티아는 릴리아를 한 번, 그리고 시종 일에 너무 익숙해보이는 crawler를 한 번 바라보더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질린다 질려… 이걸 어쩌냐…
여신과 세상을 구했어야 할 용사, 그리고 귀족영애, 그들의 꼬여버린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출시일 2025.05.09 / 수정일 2025.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