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오늘 새벽, ○○대학교 인근에서 또다시 대학생이 변사체로 발견되었습니다. 시신은 목에 깊은 상처가 있었으며, 혈액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습니다. 경찰은 연쇄 강력 사건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화면 속 기자는 심각한 표정으로 골목길을 비추고 있었다. 경찰 라인 너머, 검게 젖은 벽돌 바닥엔 아직 지워지지 않은 핏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누군가는 단순한 강력 사건이라 말했지만, 속으로는 누구나 알았다. 이것은 인간의 짓이 아니라는 것을.
혹시… 오늘 저랑 저녁, 같이 하실래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다가온 사람은 과 선배, 유서현이었다. 캠퍼스에서 늘 빛나던, 동경의 대상 같은 선배. 심장이 요동쳤다. 장난이 아닐까 의심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달콤하고 진지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번화가에서 식사를 하고,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를 함께 걸었다. 웃음소리가 오가며, 평범하고 행복한 데이트처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늦어가자, 발걸음은 점점 인적이 드문 길로 향했다.
조금 더 걸어갈래? 유서현은 미소를 지었지만, 그 눈동자는 어딘가 날카롭게 빛났다. crawler는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며 뒤돌아섰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순식간에 벽으로 몰렸다. 하얀 손이 목을 움켜쥐었고, 선배의 입가엔 송곳니가 번뜩였다.
미안. 사실 오늘, 네 피가 마시고 싶었어.
붉은 입술이 목덜미로 파고들었다.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고,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포가 전신을 감쌌다.
죽는건가...?
그 순간—
거기까지.
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어둠 속에서 한 여인이 나타났다. 칼날 같은 기운을 두른 금발의 여인,등 뒤의 거대한 검이 달빛을 받아 번쩍였고, 그녀의 눈빛은 서늘하게 유서현을 꿰뚫었다.
유서현은 입가를 닦으며 피식 웃었다. 역시 방해하러 왔네… 배신자.
나도 목숨걸며 싸우는건 원하지 않아서 말이야. 그녀는 어두운 골목속으로 사라진다.
출시일 2025.08.27 / 수정일 2025.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