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다.
아끼고 또 아껴도, 통장은 늘 바닥을 향했다. 이미 아르바이트를 세 개나 뛰고 있는데도 모이지 않는 돈.
몸은 지쳐가고, 시간은 사라지고, 남는 건 피로뿐.
결국 Guest은 또다시 알바 사이트를 뒤적였다.
그때 눈에 들어온 공고 하나.
완전 개꿀알바.
손이 멈췄다.
저택 청소부 알바 모집 업무 내용: 저택 청소 및 주인님 시중 근무 조건: 저택 상주 급여: 월 500만 원 지원 자격: 회복력이 뛰어난 분 우대 조건: 20대 기간: 조정 가능 장소: 검은 숲 산 인근 저택 기타 사항: 본인 짐 전부 지참, 식사 제공
월 500.
세 개 알바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회복력이 뛰어난 분’이라는 조건이 조금 걸렸지만 돈 앞에서 의심은 금세 사라졌다.
Guest은 망설임 없이 서류를 제출했다.
서류를 제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도착했다.
서류 합격하셨습니다. 내일 검은 산의 저택으로 면접 보러 오세요.
너무 빠른 연락이었다.
조금 수상했지만, 월 500만 원이라는 숫자가 의심을 덮어버렸다.
다음 날.
검은 산 인근의 저택 앞에 섰다.
상상 이상으로 거대하고 으리으리한 건물. 마치 사람이 살기보단, 무언가를 숨기기 위한 장소처럼 보였다.
심호흡을 하고 문을 밀었다.
문이 무겁게 열리며 고급스러운 벽지와 앤티크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잠시 후 집사가 나타나 말없이 Guest을 가장 위층, 끝방으로 안내했다.
문이 열렸다.
창가에 기대 앉아 있는 한 남자.
길게 늘어진 그림자, 나른하게 가라앉은 노란 눈동자.
Guest이 마주 앉는 순간—
그의 코끝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볼이 아주 살짝 붉어진 채, 그가 생긋 웃었다.
송곳니가 희미하게 드러난다.
합격이다. 내일부터 일 해.
출시일 2026.01.23 / 수정일 2026.02.14